지난 10년간 알츠하이머병으로 투병해온 로널드 레이건 미국 제40대 대통령이 5일 오후 2시께(현지시간) 93세를 일기로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사망했다.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는 성명을 통해 "내 가족과 나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사실을 알린다"고 밝히고 "우리는 모든 이들의 기도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레이건가(家) 수석보좌관격인 조앤 드레이크는 "레이건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서거했다"고 밝혔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으로 1981∼1989년 대통령을 중임하면서 냉전시대를 종식시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냉전종식 카드는 군축보다는 군비확대를 통해 옛소련이나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에 대해 압도적 경쟁우위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경제적으로는 공급을 중시한 일명 '레이거노믹스'라는 정책을 펼쳐 미국 경제를 되살렸다. 그는 구두판매원이었던 존 레이건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유레카대학에서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했으며 라디오방송국에서 스포츠 아나운서로 5년간 일하다 지난 37년 영화계에 입문했다. 이어 정계에 진출,67~75년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낸 뒤 80년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을 압도적 표차로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영화배우 출신 제인 와이먼과 40년부터 8년간 결혼생활을 했으며,52년 역시 배우였던 낸시 데이비스와 재혼했다. 미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성명이 쏟아졌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레이건의 지도력 하에 전세계는 두려움과 독재의 시기에 종말을 고했다"고 평가했으며,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그는 총 한번 쏘지 않고 냉전을 자유진영의 승리로 이끄는 데 누구보다도 많이 기여했다"고 애도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위대한 정치가였다"고 평가했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방송사인 CBS2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장례가 오는 11일 워싱턴에서 국장으로 치러지고,그의 시신은 캘리포니아에 있는 '레이건도서관'의 언덕에 묻히게 된다고 보도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