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숨진 '비운의왕자' 루이 17세의 심장이 2세기 만에 프랑스 왕실 묘인 생-드니 성당에 정식으로안치된다. 프랑스는 오는 7일과 8일 루이 17세의 것이라고 인정된 심장을 파리 교외에 있는 생-드니 성당에 안치할 예정이다. 이는 루이 17세가 지난 1795년 탕플 감옥에서 숨진 지 200여 년만으로 유전자(DNA) 분석 결과 이 심장의 주인과 마리-앙투아네트 왕비 사이에 혈연관계가 인정됨에따른 것이다.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와 그의 부인인 마리-앙투아네트 왕비는 탕플 감옥에 갇혀 있다 1793년 1월과 10월 각각 처형됐다. 이들의 아들인 루이 17세는 3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다 결핵에 걸려 1795년 6월8일 10세의 나이로 숨졌으며 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은 베일에 가려진 채 거의 규명되지 않았다. 당시 검시 의사가 왕족의 심장을 분리해 보관하는 프랑스 왕실의 전통을 따라그의 시신에서 심장을 꺼내 알코올에 담가 보관했다. 이 의사의 제자가 이 심장을 훔쳐 한동안 간직하다 왕실에 돌려주었으며 돌처럼단단하게 변한 이 심장은 여러 사람들의 손을 거쳐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감옥을 탈출해 어딘가에 생존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왕정복고주의자들은 그가 유럽 어딘가에 살아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이심장을 루이 17세의 것이라고 믿지 않았다. 그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끊이지 않자 그를 사칭한 사기꾼도 100명 가까이 등장했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2000년 이 심장과 오스트리아에 보관돼 있는 마리-앙투아네트 왕비의 머리카락에 대해 유전자(DNA) 비교분석이 실시됐으며 분석 결과 혈연관계가 입증됐다. 그러나 DNA 분석에도 불구하고 이 심장이 루이 17세의 것이 아니라는 주장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이 심장은 1789년에 숨진 루이 17세 동생의 것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학자인 필립 들로름은 루이 17세의 이야기는 "너무 끔찍해서 아무도 믿고싶어 하지 않는다"며 "이는 프랑스 역사의 상처"라고 말했다. 루이 16세와 마리-앙투아네트 왕비의 시신은 오래 전에 생-드니 성당에 묻혔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