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TV 방송에서 성형수술을 소재로 한 리얼리티쇼가 잇따라 방영되면서 의료윤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체의 기형이나 단점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성형수술을 통해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다고 긍정적 효과를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일부에서는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성형수술에 따르는 부작용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고 우려하고있다. 한 사람의 성형수술 전과정을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중계하는 이같은 리얼리티쇼의 첫번째 주자는 지난해부터 방영되기 시작해 이제 두번째 시즌에 접어든 ABC 방송의 `극단적 변신(extreme makeover)'. 이 쇼는 웹사이트에서 "진짜 신데렐라와 같은 경험"을 제공한다면서 "외모 뿐만아니라 인생과 운명을 바꾸고자 하는 소원이 이뤄지는 현실 속 동화"라고 프로그램을 선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이어 음악채널인 MTV에서는 `나는 스타의 얼굴을 원해(I Want a Famous Face.)'라는 유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쇼는 브래드 피트, 제니퍼 로페스, 브리트니 스피어스 등 자신이 열광하는스타처럼 외모를 고치고 싶어 실제 병원을 찾아 오는 환자들을 다루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등장한 `샤'라는 이름의 19세 여성은 플레이보이잡지 모델인 육체파 배우 파멜라 앤더슨의 외모를 본떠 입술과 가슴을 크게 부풀리는 수술을 받았다. 샤는 MTV의 웹사이트에서 "수술 후 여러 사람들이 바라보는 눈길을 즐기게 됐고,나 자신에 대해 좀 더 자부심을 느끼게 된 만큼 가치가 있었다"고 말하고 있다. 폭스 TV도 최근 `백조(The Swan)'라는 프로로 이 대열에 합세했다. 이 쇼에서는17명의 여성들이 성형수술, 치아 교정치료, 살빼기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거듭난다. 이중 일부는 미인대회에 참석할 기회를 얻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들이 한결같이 내세우는 것은 외모 탓에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성형수술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아 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런 프로그램들이 성형수술을 통한 외모의 변신만이 열등감을 해소할 수 있다는 착각을 준다고 비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신문의 TV 비평가인 커라이나 초카노는 "이런 류의 프로그램들은 `누구나 미인이 될 수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의 꿈을 작은 스크린 위에 심는다"면서 "텔레비전은 환상을 현실로 바꿀 수 있다고 충동질 한다"고 지적했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외모를 심하게 바꾸는 성형수술이 감정적, 신체적 문제를유발할 수도 있다면서 성형수술에 따른 부작용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이같은 비판 속에 미국미용성형수술협회는 급기야 지난 1일 `MTV의 리얼리티쇼가 위험한 코스로 가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에 따르면 리얼리티쇼의 방영 이후 성형수술이 급증, 지난 2002-2003년 사이에 미국내 성형수술 건이 12% 증가했다. 지난 2003년의 경우 38만4천626건의 지방흡입술, 28만401건의 유방확대술, 26만7천627건의 쌍꺼풀수술, 17만2천420건의 코수술, 14만7천173건의 유방축소수술 등이실시된 것으로 집계됐다. (로스앤젤레스 AFP=연합뉴스)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