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문직과 경영직에 종사하는 많은 신세대 여성들이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직장을 떠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22일자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주간지는 이 여성들이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돈과 명성을 기꺼이 버리고직장을 떠나고 있으며 회사에 의해 강제로 해고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이들의 행동이 1950년대 시트콤 '비버에게 맡겨둬'에 나온 미혼모 준 클리버식의 고전적인 모성 관념을 실현하려는 것은 아니며 이들은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있으나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주간지는 소개했다. 현재 대학을 졸업하고 각종 학위를 보유한 기혼 여성 22%가 주부로 생활하고 있다. 경영 컨설팅사 '캐털리스트(Catalyst)'에 따르면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가진여성 3명 중 1명은 정규직이 아닌 시간제 근로직에 근무하고 있다. 이것은 남성 MBA소지자 20명 중 19명이 정규직에 근무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콜럼비아대학 교수인 실비아 앤 휴렛은 한해 5만5천달러 이상을 버는 여성 10%의 두뇌 유출을 목격하고 있다며 "지난 5년동안 이 그룹에서 발견한 사실은 많은 여성들이 직장에서 손을 떼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문직 여성의 퇴사 비율이 상승하는 추세는 많은 여성이 고위직에 있는 지금 상황에서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1971년 여성의 의대학위 소지자는 9%, 법대 학위 소지자는 7%, MBA 소지자는 4%였으나 30년이 지난 지금 각 학위 소지자는 43%, 47%, 41%로 급증했다. 전문직 여성의 직장 탈출 사태는 직종 뿐만 아니라 세대 간에도 차이를 보여 신세대 전문직 여성과 이전 베이비붐 세대 전문직 여성 사이에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보스턴 지역 마케팅사인 '리치 어드바어저스'가 실시한 조사에서 1965∼1979년 사이 태어난 X세대 부모들은 1945∼64년 사이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 부모보다 자녀들과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일과 가정의 관계에 대해 저서를 저술한 바 있는 사회학자 얼리 호흐쉴트는 "이그룹은 주당 80시간의 직장에서 떠나 집에 머무르고 있다"며 "그들은 자신의 부모가오랜 시간 일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랐고 자녀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어하면서 일과 가정의 균형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이 근무하는 법률회사에서 아이를 가진 뒤 3명의 젊은 여성이 퇴직하는 것을 지켜본 페이 클레이턴(58)은 "세대간 분열과 젊은 여성들의 일보 후퇴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1년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구직 비율이 1997년 59%에서 2000년57%로 처음으로 하락한 것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특히, 30대 이상의교육 수준이 높은 백인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