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무선인터넷 암호화기술을 독자표준화하겠다는 방침에 미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통상분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도널드 에번스 상무장관, 콜린 파월 국무장관, 로버트 죌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의 자체 표준화 추진에 우려를 표명하고, 미 정부와의 협력을 촉구하는 서신을 중국 우이 부총리와 장 페이안 부총리 앞으로 보냈다고 뉴욕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 3명의 미국 고위 관료가 공동 명의로 서신을 보낸 것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향후 중국과 미국간 하이테크분야의 통상분쟁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해 12월 독자적 무선인터넷 암호화기술을 채택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6월부터 중국에서 와이파이(WiFiㆍ무선인터넷랜) 관련 제품을 판매하려면 중국표준 암호화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가진 24개 지정 중국회사들과 제품을 공동 생산해야 한다. 미국은 이같은 중국의 방침을 기술표준을 비관세장벽으로 활용하려는 새로운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인텔, 시스코 등 미국회사들은 반도체칩 디자인과 그밖의 다른 지식재산권을 중국 경쟁사들에 공개, 첨단기술을 유출할 수밖에 없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는 중국의 무선인터넷 독자 표준 채택방침을 향후 휴대폰과 DVD플레이어 등에서도 독자적인 기술표준을 채택하려는 움직임의 시발점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