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발발이후 최대의 참사로 기록된 2일의이라크 연쇄폭발사건의 배후세력으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으며, 수사는 난항을 겪고 있다고 AFP등 외신과 영국 BBC 뉴스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이슬람 시아파 최고 성일(聖日)인 2일 아슈라(애도의 날)를 맞아 발생한 이번사건의 배후로 미국은 알 카에다와 연계된 인물인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를 지목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간의 종교적 갈등에 따른 결과로 보는 견해 등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 분석 = 전문들은 일단 이번 사건이 바그다드 시아파 사원에서의 자살폭탄과 시아파 성도인 카르빌라에서 발생한 자살공격, 폭발물 적재 수레의 사용 및박격포 공격등이 혼합된 치밀한 공격이란 점과 종교축제인 아슈라를 범행일로 택일했다는 점을 근거로 잘 조직화된 국제(테러)단체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카이로의 군사전략 전문가인 모하메드 압델 살람은 "이번 공격은 98년7월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 대한 공격과 닮은 꼴로, 알 카에다의 방법과 유사하다"면서 "이같은 범행방식은 지난달 쿠르드계 정당에 대한 공격에 이어 이라크에서 두번째이며, 미국과 미국에 협력하는 인사들을 위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전략문제연구재단의 장 프랑수와 다구장은 "이번 사건은 군대와 같이 조직화된 단체의 소행으로 보이며, 수주간의 준비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고, 유럽의 한 외교관은 "동시 다발적 공격과 공격에 동원된 인원이나 전략 등을 보면 고도로 조직화된 단체의 소행"이라면서 "모든 통신이 도청되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가공할 파괴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미국과 수사당국의 분석 = 딕 체니 미국 부통령과 이라크 주재 연합군 관계자들은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위 알-자르카위를 배후로 지목했다. 연합군의 마크 키미트 준장은 "이번 사건은 매우 정교하고 잘 조정된 공격으로급조된 팀에 의한게 아니며, 모든 정황을 보면 자르카위가 주범"이라고 말했다. 존 아비자이드 미 중부군 사령관도 미 하원 군사위원회 증언을 통해 치밀하게조직화되고, 무고한 참배객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하며 자르카위의소행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자르카위가 이번 사건과 연계되어 있다는 확실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서 "자르카위가 전직 이라크 정보요원들과 밀접한 연계를 갖고 있다는 정보도확보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이번 공격을 경고하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해 이라크 경찰과 민방위대 및 지방정부에 알려줬다"면서 "이번 사건 공격자들은 시아파 주요 인사들을추적했으며, 사건 발생 전날밤 미군 특수부대가 자르카위 조직망을 급습해 바스라에서 제3의 공격계획을 무산시켜 더 큰 피해를 예방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범인들은 이번 사건을 미군탓으로 돌리려는 계획도 갖고 있었다"면서`미군이 참배자들을 향해 박격포를 발사했다'는 `허위선전' 전단을 증거로 제시했다. 카르발라 사건의 수사 책임자인 아흐메드 알-힐랄리 판사는 오사만 빈 라덴의조직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같은날 파키스탄의 퀘타지방에서 발생한 시아파 신도행진대열에 대한 총격사건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견해 = 프랑스 전략문제연구재단의 장 프랑수와 다구장은 전직 바트당원들로 구성된 게릴라 단체들이 시아파 내부의 갈등을 유발해 이들이 미국에 적대적이되도록 유도하려는 차원에서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영국 엑서터 대학의 중동사 전문가인 요세프 초우에리는 "오사마 빈 라덴이나사담 후세인 충성세력에 의한 것으로 보지않는다"면서 "시아파 내부에서는 이라크헌법이 어느 정도 이슬람 전통을 담고 있어야 하는지를 놓고 세속파와 종교 극단주의파간의 갈등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해 종파내부의 갈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각에서는 이라크와 인접하고 있는 이란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보내고 있는데 아비자이드 중부군 사령관은 하원 군사위 증언에서 "이란 정부가 공범인지 여부는 확실치 않지만 이란은 자르카위, 알 카에다, 안사르 알-이슬람 등이자국내에서 활동하는 것을 허용하거나 적극적으로 추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미국관리는 이번 사건의 범인들이 아슈라를 축하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온 이란 순례자속에 끼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사 난항 = 연합군은 현재 FBI의 지원까지 받으며 수사에 착수했지만 시아파지도자들이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외국인 전사들의 이라크 유입을 막지못했다며 비난하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카르발라에서는 사건 발생직후 이란인으로 추정되는 5명을 비롯해 모두 15명이체포됐다. 폴 브리머 미군정최고행정관은 이에 따라 3일 밤 미국은 6천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현재 8천명인 국경수비대를 증원하고, 수백대의 순찰차를 추가로 배치해 외무 무장단체 요원들의 입국을 저지하는 등 국경수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수훈 기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