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한국행 발걸음"이 무거워진 것일까. 왕성한 식욕을 과시하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이틀째 "팔자"를 지속했다. 지난 23일 9백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으며 24일에도 6백49억원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절대금액은 많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그동안 하루평균 1천억원대 이상의 순매수를 지속한 것에 비하면 다소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라는 게 시장참여자들의 반응이다. 이에 대해 외국계 증권사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꺾인 것은 아니며 전 세계 증시가 동시에 조정국면에 진입하면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관망세"라고 분석하고 있다. ◆외국인 왜 관망하나 최근 미국 현지의 기관투자가들을 만나고 돌아온 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이날 "외국인은 여전히 한국시장이 가장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다만 최근 환율 움직임과 중국 변수를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환율의 경우 절상(환율 하락)은 불가피하지만 그 속도가 빠르게 진행될 경우 수출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점이 악재 요인이다. 또 호조세를 지속하고 있는 중국경제가 과열로 치달아 하드랜딩(경착륙)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경우 '중국특수'를 누리고 있는 한국으로선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증시를 비롯해 전세계 증시가 동반 조정국면에 들어간 점도 외국인의 매수열기를 감퇴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함춘승 씨티글로벌마켓증권 사장은 "외국인의 추가적인 매수세를 자극할 만한 뉴스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신용카드 연체율 개선이나 내수경기 회복 등과 같은 새로운 모멘텀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주목받는 향후 행보 이원기 전무는 "외국인 매수세가 소강상태로 접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매수열기가 여기서 식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면서 "향후에도 수조원 규모의 외국인 자금이 추가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정보통신(IT) 전통제조업 유틸리티 소비 등 다양한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는 한국 증시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함 사장은 "한국관련 펀드로의 자금 흐름은 여전히 양호한 편"이라며 "돌발 악재가 없는 한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증시가 상승세로 전환할 경우 외국인은 다시 매수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