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록파 시인 박목월(朴木月.1916-1978) 선생이창작활동을 하며 생을 마감한 옛집이 서울시의 보존방안 마련 도중 갑자기 헐려 뜻있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구 원효로 4가 2층 단독주택인 박목월 선생의 옛집이지난 21일 유족들의 다가구주택 건립 계획에 따라 철거됐다. 이 집은 1965년부터 1978년까지 박 선생이 거주하며 `어머니' `경상도의 가랑잎'`사력질' 등 많은 작품을 집필했던 곳으로, 소유권은 박 선생의 장남인 박동규 서울대 교수로 돼 있었다. 시는 지난해 12월 현진건 선생의 생가가 철거된 뒤 이명박 시장의 지시에 따라박 선생의 옛집 등 근대 문인들의 유적에 대한 보존작업을 추진해왔다. 시 관계자는 "박 선생의 옛집은 문화재는 아니지만 문화사적인 가치가 있다고보고 등록문화재로 보존할 방침이었다"며 "필요할 경우 시 예산으로 매입할 계획이었지만, 유족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에 따르면 이 집터에는 지하 1층 지상 5층의 다가구주택이 들어선다. 한편 서울시문화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근대문인 등 역사인물의 유적 19곳 중6곳을 `시 지정문화재'로 보존하기로 의결했으며, 박 선생의 옛집 등 13곳에 대해서도 보존을 위해 문화재청에 `등록문화재'로 등록을 신청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