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는 18일 시내프레스센터에서 한국식(食)의 장단점을 분석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서울대 유태우(가정의학과), 백희영 교수(식품영양학), 인제대 강재헌 교수(가정의학과), 울산대 김영식 교수(가정의학과) 등이 8개 분야별로 주제발표한 내용에따르면 한국식이 서양식은 물론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지중해식보다 성인병 예방 등에서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주제발표는 4개월여에 걸쳐 각종 연구 논문과 발표 자료 등을 취합, 분석한 것이다. ▲한국식의 허와 실 = 한국식은 적절한 칼로리를 갖고 있는 것이 강점이다.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산이 적당히 함유돼 있고 불포화지방산이나 채소,콩류, 엽산 등의 섭취도 많은 편이다. 반면 염장식품이나 염분이 지나치게 많은 반면 칼슘과 철분 섭취는 절대 부족하다. 뜨거운 음료.음식, 태운 음식, 알코올 섭취도 과도하며, 아침밥을 굶거나 외식을 너무 많이 하는 것도 개선돼야할 사항으로 지적됐다. 우리가 평소 과다 섭취하는 것으로는 비타민 C(권장량의 148%)와 소금(125%)이꼽혔고, 칼슘(41%), 섬유질(75%), 철분(76%) 등은 권장량에 미달했다. 유태우 교수는 "여성의 경우 칼슘 부족으로 절반 가까이가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면서 "우유를 많이 마시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밥중심의 한국식은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되고 당뇨에도 좋으나 과도한 소금 섭취는 고혈압과 위암 등의 원인이 된다. 또 뜨거운 음식.음료는 후두암을 유발하기 때문에 식혀서 먹어야 한다. 쌀과 김치, 녹차 등은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력 강화에도움이 된다. 이에 따라 한국식을 중심 식단으로 하되 현미와 잡곡밥을 늘리고 과일과 물 등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또 생활 리듬이 빠른 현대사회에 맞춰 조리 시간을 줄이고 단순화하는 것이 필요하며, 특히 간편한 아침식단을 개발해야 한다. 학교급식 등을 통해 초.중.고등학생은 물론 어린이들에게 쌀과의 친화성을 높여주고, 염분이 많은 발효음식과 저장음식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 ▲한국, 그리스, 미국식 비교 = 한국은 1일 평균 섭취 칼로리가 1천976㎉, 대표적인 지중해식인 그리스는 1천815㎉, 미국은 2천146㎉로 3국 모두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3대 영양소에선 현격한 차이가 난다. 한국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의분포가 66 대 16대 19인 반면 그리스는 44대 14 대 40, 미국은 52대 15대 33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리스의 경우 올리브유 섭취가 지방 비율을 높인 원인으로 분석되나 미국은 동물성 지방 섭취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콜레스테롤의 경우 한국은 평균 섭취량이229㎎으로 미국(256㎎)보다 적으나 그리스(214㎎)보다는 많았다. 육류는 미국, 그리스, 한국 순으로 많이 먹었으나 생선류는 거꾸로 한국, 그리스, 미국순이었다. 알코올의 경우 우리나라가 `알코올 다량 소비국'으로 알려져 있는 것과는 달리1인당 연간 68㎏에 그친 반면 미국은 101㎏, 그리스는 83㎏이나 됐다. 미국은 맥주,그리스는 포도주 소비가 많았으나 한국은 소주 등 독주 소비가 많은 것이 이같은 결과를 빚은 것으로 관측된다. 식품별로는 채소는 한국(290g)이 그리스(267g)나 미국(189g)보다 많이 소비했는데 김치가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과일은 한국이 70g으로 그리스(140g), 미국(113g)보다 적었으며, 우유는 한국(29g)이 그리스(247g)나 미국(257g)의 10분의1수준에 불과했다. ▲외식 제대로 하기 = 외식은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웬만큼 조심하지 않고는 불균형한 식사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식단 분류에서 가정식과 순두부백반, 회덮밥, 비빔밥+콩나물국은 균형식, 동태찌개는 고단백.저칼로리식으로 파악된다. 이에 반해 쇠갈비구이+물냉면과 삼겹살+공기밥+된장찌개, 삼계탕 등은 고지방.고칼로리식으로, 돼지고기 김치찌개는 고지방.고염분식이다. 자장면과 중국식 볶음밥, 안심스테이크, 햄버거 등 중식과 양식, 패스트푸드는거의 예외없이 고지방.고칼로리식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외식을 할 경우 고 칼로리, 고 지방에 노출될 가능성이많고 그만큼 성인병 등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굳이 외식을 할 경우 서양식과 중국식, 분식은 줄이고 불로 직접 굽는 직화구이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 탕의 국물을 덜 먹고 싱겁게 먹으며 젓갈류는 삼가고 뜨거운 음식은 식혀서 먹어야 한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욱기자 hj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