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침공전에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WMD)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이스라엘이 사전에 알고 있었지만 이를 미국에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러시아는 이라크가 WMD를 가지고 있었는지를 밝힐 때까지 유엔 사찰단의 검증이 계속돼야 한다며 미국을 압박하는 등 대량살상무기에 관한 의혹 공방이 이스라엘과 러시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스라엘 국회 외교국방위 소속 요시 사리드 의원은 3일 이스라엘 정보당국이이라크가 WMD를 가지고 있지않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이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좌익 야당인 메리츠당 소속 사리드 의원은 이라크의 위협이 "극히, 아주 극히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알고 있었다며 이라크전은 값비싼 희생이 따른 쇼(Show)일 뿐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WMD가 45분 안에 작동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허튼 소문이란 것을 이스라엘이 알고 있었다"며 "이스라엘은 부시 대통령의 시나리오를 망치고 싶지 않았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집권 리쿠드당은 이라크가 WMD를 갖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미국에 알렸다고 반박했다. 유리 페도토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의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사찰을 지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페도토프 차관은 데미트리우스 페리코스 UNMOVIC 무기사찰단장과 만난 뒤 "이라크 WMD 계획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데이비드 케이 전 미국 무기사찰단장 주도의 이라크서베이그룹(ISG)이 내놓은 결론은 미국의 이라크 침공 전날 밤 제시된 것과 같은 내용"이라면서 "그것들은 전쟁 대신 사찰을 통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이라크문제를 해결하자고 한 러시아의태도가 정당하고 옳았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라크 침공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던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이날 개전 전 이라크 무기에 관한 그릇된 정보에 관해 조사하려는 부시 미 대통령의계획에 대해 입장표명을 유보했다. 아난 사무총장은 "전쟁 전에 있었던 논란에 대해 다들 알고 있다. 그러나 조사위원회가 이미 구성됐으므로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말했다. (워싱턴.모스크바.예루살렘 AP.AFP.이타르타스=연합뉴스)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