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최대의 개혁정당인 `이슬람 이란참여전선'은2일 공정하고도 자유로운 총선이 실시될 희망이 사라졌다며 2.20 총선 불참을 선언했다. `이란참여전선'의 모하메드 레자 하타미 당수는 이날 당내 비상대책회의를 가진뒤 기자회견을 갖고 총선에 후보를 출마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보수강경파가 장악하고 있는 혁명수호위원회가 총선강행을 위해서는무력을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란의 정치적 위기는 강경파의 집권이냐아니면 민주화로의 진전이냐는 기로에 서게 됐다. 지난 2000년 총선에서 보수세력이 임명한 군 고위 장성들은 보수파를 지지했지만 많은 군 병사들은 개혁세력을 지지해 향후 군부의 동향이 주목되고 있다. 하타미 대통령의 형이기도 한 하타미 당수는 "우리 당은 압도적 표차로 총선 보이콧을 결정했으며, 이는 공식적인 당의 입장"이라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실시될 것이라는 희망을 잃었으며, 이제 모든 법적인 기회는 사라졌다"고 개탄했다. `이란참여전선'이 선거에 불참할 경우 강경파 후보들이 아무런 경쟁없이 의회를 다시 장악활 것으로 보인다. 이란 개혁파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처음으로 지난 2000년 총선에서 `이란참여전선'이 다수당이 되는 등 의회를 장악, 이를기반으로 광범위한 정치ㆍ사회 개혁을 추진해왔다. 이에 앞서 개혁파들로 구성된 이란 정부 각료들은 엉터리 선거를 실시하지 않고,20일로 예정된 총선을 연기하는 방안을 지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압둘라 라메잔자데 이란정부 대변인이 밝혔다. 라메잔자데 대변인은 "2일 새벽까지 열린 비상 각료회의에서 참석 장관들은 만장 일치로 내무부가 요청한 총선 연기 방안에 동의했다"며 "아울러 내각은 자유롭고공정한 경선이 아닌 선거는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각료 5명으로 구성된 내각 대표단이 혁명수호위원회와 만나 많은개혁파 후보에 대한 출마금지 조치의 철회를 협의했지만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일 밤 북서부 타브리즈 지역에 있는 아크바르 알라미 개혁파 의원사무실에 칼을 든 괴한 2명이 난입해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당신을 죽일 것"이라고 협박한 사건이 발생했다. 혁명수호위원회로 부터 상당수의 개혁파 의원들이 출마자격을 박탈받은데 반해알라미 의원은 출마가 허용됐으며, 이후 몇차례 협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2일 "우리는 이란 정부가 자유스럽고 공정한 선거를 통해 진정한 민의를 반영시키고자 하는 이란 국민의 소망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우리는 총선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이란에서발생하는 다양한 사태를 예의 주시중"이라며 "특히 이란내 정치적 자유와 인권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우려하며, 그런 맥락에서 현재 전개되는 사태를 주시중"이라고 말했다. (테헤란.워싱턴 AP=연합뉴스) kk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