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통령선거 후보지명전에 나선 각 후보들은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TV토론회를 가진 자리에서이라크전을 문제삼아 일제히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맹공격했다. 7개주에서 동시 예비선거가 실시되는 2월3일 `슈퍼 화요일'을 닷새 앞두고 열인 이번 토론에서 후보들은 부시 대통령이 거짓말까지 하면서 미국민들을 이라크전쟁으로 몰고 갔다고 비난했다. 특히 이라크 무기사찰을 수행한 이라크서베이그룹(ISG)의 데이비드 케이 전 단장이 의회증언을 통해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증언함으로써 민주당 후보들이 이라크전 문제를 부시 대통령 공격에 호재로 활용하면서 민주당의 경선레이스에 힘이 실리고 있으며 그에 따라 공화당은 수세에 몰린 기색이 역력하다고뉴욕 타임스 및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존 케리 상원의원은 이날토론에서 부시 대통령이 최고통수권자라는 지위에 주어진 신뢰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케리 의원은 "부시 대통령은 정통성있는 글로벌 동맹체제를 구축하고 유엔 사찰과정을 존중하는 한편 오직 최후의 수단으로서만 전쟁을 벌이겠다고 약속했으나 미국민과 한 이 모든 약속을 어겼다"면서 자신은 부시 대통령이 군 최고사령관으로서테스트를 통과하는데 실패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워드 딘 전(前) 버몬트주 지사는 부시 대통령이 전쟁을 벌인 이유에 대해 솔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는 한편 딕 체니 부통령에 대해서도 그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공격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한 정보보고서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을 호되게 꾸짖었다고 비난했다. 웨슬리 클라크 전(前)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사령관은 부시 대통령이 국가안보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비난했으며 데니스 쿠치니치 하원의원은 이라크 주둔 13만 미군이 거짓말 때문에 이라크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후보가 `부시 때리기'에 나선 가운데 딘 전 지사가 의료보장 이슈를놓고 케리 의원에게 공격을 시도하기는 했으나 후보들 상호간 비방전은 거의 없었다. 케리 의원의 경우 아이오아 당원대회(코커스)와 뉴햄프셔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모두 1위를 차지, 선두주자로 치고나감에 따라 여타 경쟁후보들로부터 맹공을받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토론을 코 앞두고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었다는 케이ISG단장의 의회증언이 나온터라 토론의 열기는 부시 대통령에 대한 호된 비판에 집중됐다. 거의 모든 후보들이 이라크전에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한 점을 비난했으며 앞으로 여타 국가들을 끌어안아 외교적 상처를 치유하고 이슬람 세계를 포용하는데 외교정책의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리 의원은 부시 행정부의 오만하고 이데올로기에 치우친 정책이 미국을 위험한 길로 내몰고 있다고 경고하고 미국이 국가간 공동체에 다시 합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크 전 사령관은 이라크 문제에 있어서 국제 기구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도 전쟁을 벌이기 전에 국제사회의 동의를 확보하기위한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문제와 대(對)테러 전쟁에 지나치게 집착한 나머지 의료보장 등과 같은 국내의 시급한 문제를 등한시하고 있다고비난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흑인 인구의 비중이 높은 주 가운데 처음으로 예비선거가열리는 점 때문에 각 후보들은 민권과 소수인종 우대정책 등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그린빌 AFP=연합뉴스)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