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LG카드' 사태로 비상 대기해야 했던 시중은행장들이 오는 21일부터 시작되는 닷새 동안의 설 연휴에는 대부분 쉬면서재충전하는 망중한의 기회를 모처럼 갖는다. 반면 일부 은행장은 국제회의 참석과 인수.합병 문제 처리 등으로 인해 연휴도잊은 채 바쁘게 보내야 하는 딱한 입장이다. 20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년 초에는 LG카드 처리와 관련한 채권은행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 당국과 정면 맞대결(?) 양상을 보이며 노심초사했던 국민은행 김정태 행장은 이번 설 연휴를 가족들에게 봉사하는 시간으로 정해 놓았다. 신상훈 신한은행장은 연휴 기간에 고향인 군산 부모님 댁에서 차례를 지낸 다음에 서울로 돌아와 '아침형 인간'과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 등 그동안 바빠서 제대로 읽지 못한 책들을 대하며 머리를 식힐 계획이다. 신정을 쇠는 김승유 하나은행장은 연휴 기간에는 모처럼 현안에서 벗어나 '내일의 금맥'과 `최고의 판매왕' 등의 책을 읽으며 새로운 활력을 찾을 작정이다. 최동수 조흥은행장과 하영구 한미은행장도 LG카드 문제 등 현안에서 해방돼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에 반해 이달용 외환은행 행장 직무대행은 오는 29일 외환은행 임시주총과 함께 2월28일로 예정된 외환은행과 외환카드의 원활한 합병 준비 작업을 진두지휘하느라 연휴 기간에 이틀 정도는 정상 출근해 업무를 챙겨야 할 정도로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할 판이다. 이덕훈 우리은행장과 로버트 코헨 제일은행장은 '안전과 번영을 위한 동반 관계구축'을 주제로 오는 21~25일까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참석하기위해 출국해 연휴 내내 해외에서 시간을 보낸다. 이 행장은 다보스 행사를 마친 뒤 곧바로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올해 20주년을맞는 우리아메리카은행 기념식을 주관한 뒤 오는 31일 귀국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