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드리카 쿠마라퉁가 스리랑카 대통령이 4일 국방, 내무, 공보 장관 등 각료 3명을 전격 해임하고 의회를 2주동안 휴회시키는 긴급조치를 단행했다. 이는 연정 파트너인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방미중인 상황에서 전격 단행된 것으로, 스리랑카의 정정불안을 고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게이리카 페루싱게 정부 대변인은 "대통령은 국방, 내무, 공보 등 각료 3명을 해당 보직에서 해임했다"고 말하고 해임사유에 대해서 "국익을 위해서"라고 짧게 언급했다. 이번에 국방장관에서 해임된 틸락 마라파나 장관은 타밀 반군측과의 협상에서 양보를 많이 했다는 비판을 듣는 등 해임 장관들은 모두 쿠마라퉁가 대통령과 잦은 충돌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다른 장관직을 겸임중이어서 내각에는 그대로 남을 것으로 전해졌다.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개각을 단행한 직후 돌발사태에 대비해 국영 TV.라디오 방송국과 국립문서인쇄소 등 주요 기간시설에 병력을 배치해 경계를 강화토록 지시했다. 현지 관리들은 "100여명씩의 병력이 이들 시설 주변에 배치됐다"고 전했다. 여성 대통령인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2000년 10월 실시된 총선에서 집권 인민연합(PA)이 위크레메싱게 총리가 이끄는 야당인 통일국민당(UNP)에 패하자 위크레메싱게 총리측과 연정을 구성하고 반군단체인 타밀호랑이와 평화협상을 벌여왔다. 타밀반군은 지난 84년부터 스리랑카 북부 자프나 반도 일대에 독립국가 건설을 표방하며 정부측과 전투를 벌여왔으며, 지금까지 내전으로 6만5천여명이 사망했다. (콜롬보 AFP=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