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상반기 은행권의 5억원 이상 거액 저축성예금 계좌가 작년말에 비해 4천400좌(7.5%)나 늘었다. 이같은 현상은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 문제 등으로 시중 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으로 몰린 탓이 크지만 경기 불황 속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되고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해 상반기 은행수신 동향에 따르면 6월말 현재 5억원을 초과하는 거액 저축성예금 계좌는 6만3천300좌, 161조8천190억원으로 작년말에비해 계좌수는 4천400좌(7.5%), 금액은 18조3천900억원(12.8%)이 각각 증가했다. 이중 개인 비중이 큰 정기예금의 5억원 이상 거액계좌는 4만4천좌 111조7천90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각각 2천800좌(6.8%), 10조6천20억원(10.5%)이 늘었다. 한은은 "상반기 SK글로벌과 카드채 사태로 투신 머니마켓펀드(MMF)나 특정금전신탁으로부터 자금이 유입된데다 은행들이 거액자산가를 상대로 프라이빗뱅킹을 강화하면서 저축성예금의 거액계좌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의 5억이상 거액계좌는 3천200좌, 23조8천510억원으로 각각400좌(14.3%), 1조9천260억원(8.8%)이 증가했다. 반면 금전신탁의 5억 이상 거액계좌는 8천100좌, 30조4천560억원으로 작년말에비해 각각 1천500좌(-15.6%), 2조5천840억원(-7.8%)이 감소했다. 이에따라 저축성예금과 기업 비중이 높은 금전신탁, 기관이 주 고객인 CD를 모두 합한 은행의 5억 이상 계좌는 7만4천600좌 216조원으로 작년말의 7만1천300좌 198조3천억원에 비해 계좌수는 3천300좌(4.6%), 금액은 17조7천억원(8.9%) 각각 늘었다. 한편 6월말 현재 은행권 전체 수신(예금) 잔액은 707조6천740억원으로 24조220억원(3.5%)이 증가했다. 이같은 증가폭은 작년 상반기(49조7천970억원)나 하반기(37조1천460억원)에 비해 상당히 축소된 것이다. 정부의 대출 억제책으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수신상품별로는 정기예금 증가폭이 작년 하반기 10조8천500억원에서 올 상반기13조7천830억원으로 커졌고, 기업자유예금 증가폭도 7조2천380억원으로 작년 하반기(2조7천800억원)에 비해 확대됐다. 6월말 현재 정기예금 및 기업자유예금의 계좌당 금액은 각각 2천994만원과 2천371만원으로 작년말의 2천933만원과 2천138만원에 비해 각각 61만원과 233만원 증가했다. 정기예금 계좌 875만5천좌 중 예금보호대상인 5천만원 이하 계좌가 전체의 94.2%를 차지한 가운데 특히 1천만원 이하의 소액계좌가 62.9%를 차지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5억원 초과 거액계좌가 정기예금액(262조원)의 42.6%를 차지한반면 계좌수가 많은 1천만원 이하 계좌의 금액비중은 9.3%(24조3천600억원)에 불과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