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이 4일 오전투신자살한 것과 관련, 현대상선과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현대건설 등 정회장이 한때 자신의 몫으로 경영했던 기업들은 특별히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우선 정 회장이 무려 17년(81.2∼88.2, 88.3∼95.12, 96.1∼98.3)동안이나 대표이사 사장 및 회장을 지낸 현대상선은 정 회장의 자살소식에 충격을 금치 못하면서회사의 앞날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정 회장이 지난 2002년 3월 현대상선 비등기이사로 재선임된 후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동성위기 해결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많은 조언을 해 줬다"면서 "정 회장의 죽음이 너무 안타까우며, 지금도 죽음자체를 믿기가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 회장이 여러 현대 계열사를 거쳤지만 대표이사 자격으로는지난 81년 현대상선 사장을 맡은 것이 처음"이라면서 "정 회장이 사실상 현대상선에서 기초기와 중흥기를 보낸 셈"이라며 특별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 회장이 최근 회사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는 않아 앞으로의 회사경영에 큰 문제는 없겠지만 정 회장이 차지하고 있는 심리적 비중이 커당분간 정신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 회장이 16년3개월(84.2∼91.12, 92.1∼2000.6)동안 대표이사 사장 및 회장을지낸 하이닉스반도체도 정 회장 자살에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출근길에 비보를 접한 하이닉스반도체 임직원들은 대부분 사무실에서 일손을 놓고 모여앉아 정 회장 투신자살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이 회사의 한 임원은 "대북사업과 현대상선 지분관계 등 해야할 일이 많아 죽을래야 죽을 수도 없는 상황인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며 충격에 말끝을잇지 못했다. 그는 "지난 2000년 3월 현대 경영권을 놓고 벌어진 `왕자의 난' 이후 끊이지 않은 악재가 정 회장을 괴롭혀 왔다"면서 "특히 대북송금 사건에서 정치권 인사와 진술이 엇갈리는 등 조사를 받으면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이 지난 96년 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대표이사 회장으로 있었던 현대건설도 "정 회장의 죽음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애석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과거 정 회장이 회사대표를 맡았을때 회사 오너라는 점 등여러 요인 때문에 직원들에게 상당한 신뢰감을 심어 줬었다"면서 "정 회장은 사람이좋아 직원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좋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권혁창.심인성기자 sims@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