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이어 쌍용차 노조도 쟁의를 결의, 국내 자동차업계가 노사갈등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에 더해 평택항운노조의 하역중단으로 현대.기아차의 수출이 3일째 차질을 빚는 등 자동차업계가 내수부진, 노사갈등, 수출타격 등의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차업계 노조 속속 쟁의결의 = 2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노조는 19일 각 사업장별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 투표자의 88%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노조는 지난 5월말부터 회사측과 임금협상에 돌입, 그동안 8차례의 협상을 벌였으나 협상에 진전이 없자 쟁의행위에 돌입키로 하고 파업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쌍용차 노조는 ▲기본급 11.1% 인상 ▲주 40시간 근무제 도입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을 회사측해 요구해놓고 있다. 이에 앞서 국내 최대 규모 사업장인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 임단협 결렬 공식선언과 함께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 파업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 노사간 이견으로 다임러 크라이슬러와의 상용차 합작법인 출범도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아직까지 사측과의 상견례도 들어가지 못했으며 GM대우차는 지난 18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임금협상 요구안을 확정, 97년 이후 6년만에 노사가 임금협상을 재개한다. 이처럼 노사문제가 큰 걸림돌로 등장하자 국내 완성차업계 사장단은 지난 18일 이례적으로 권기홍 노동부장관과 긴급 면담을 갖고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하역 차질, 수출도 빨간등 = 한국노총 산하 평택항운노조가 조합내부 분쟁으로 18일 오전 8시부터 하역작업을 중단, 평택항을 통해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현대.기아차가 사흘째 자동차를 선적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측은 19일 오후부터 내부 갈등 조율에 들어갔으나 아직까지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18일부터 이날 아침까지 선적하지 못한 차 3천500대가 부두에 묶여 있어 4천여대의 자동차를 수용할 수 있는 포승야적장으로 수출용 자동차를 옮겨대기시키고 있으며 서산쪽에 임시 주차장 부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아산공장에서 생산하는 그랜저XG와 EF쏘나타의 15% 가량을 평택항을 통해 수출하는 현대자동차는 현재 평택항에 재고 700대 가량이 남아 있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현대차는 울산항 선적 비중을, 기아차는 군산과 인천항 선적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차질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일주일 정도는 항로 변경을 통해 현지 선적기준 납기를 맞추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화되면 신용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올들어 내수가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수출만은 계속 호조를 보여왔으나 지난달에는 14만7천774대로 전월 대비 10.7% 줄어드는 등 감소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업계는 지난달부터 수출마저 적신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항만노조 파업으로 선적 작업이 차질을 빚게 되자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송수경기자 june@yonhapnews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