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과 인접한 러시아 서남부 북(北) 오세티아 공화국에서 5일 러시아 공군 버스를 상대로 한 폭탄 테러가 또다시 발생, 최소 16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 테러는 이날 오전 북오세티아 군사 도시 모즈도크 외곽 러시아 공군기지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태운 통근 버스가 철도 건넌목 앞에서 잠시 신호를 기다리던 중 회색코트를 입은 여성 1명이 다가와 폭탄을 터뜨리며 발생했다. 사망자와 부상자들은 사고 직후 모즈도크 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들이 많아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사고 당시 버스에는 러시아 공군 조종사와 정비 요원, 여성 직원 등 40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가운데 14명은 여성이고 조종사와 장교도 각각 1명씩 포함됐다. 모즈도크는 체첸에서 10여년째 전투를 벌이고 있는 러시아 연방군 사령부가 있는 곳이다. 사고지를 관할하는 러시아 남부연방지구 검찰청 관계자는 테러를 감행한 여성은버스를 타려다 실패한 뒤 폭탄을 폭파시킨 점에 비춰 공군 기지 폭파를 겨냥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체첸 반군들에 의한) 테러 사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테러 발생 직후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했다고 크렘린 공보실이 전했다. 국방부와 연방보안국(FSB), 검찰, 비상대책부, 군 합동참모본부 등 관계 부처들은 이에 따라 조사단을 현지에 급파해 합동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관리들이 전했다. 정부 합동 조사단은 알렉산드르 코로베이니코프 남부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지휘하고 있다. 러시아는 1994-96년 1차, 1999년 이후 2차 전쟁 등 10여년째 계속되고 있는 체첸 유혈 분쟁을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 3월 새 체첸 헌법을 채택한데 이어체첸 무장 세력 사면안을 추진하는 등 유화책을 쓰고 있으나 유혈 사태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체첸에서는 지난달 12일과 14일 각각 수도 그로즈니 서북부 즈나멘스코예와 제2도시 구데르메스 근처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잇따라 발생, 최소 78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