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새우깡',해태제과 '맛동산',오리온 '오징어땅콩'. 한결같이 1970년대에 등장한 장수 스낵류다. 이들 제품은 간식거리가 부족했던 당시 한국인의 허전한 입을 채워주며 '국민 스낵'으로 자리를 굳혔다. 소비자를 사로잡은 맛,시장 선점효과,지속적인 광고 마케팅 등이 30년을 굳건히 버티게 한 원동력이 됐다. ◆새우깡에 '손이 가요' 농심 새우깡은 국내 최초의 스낵. 1971년 12월 출시돼 올해로 32년째를 맞았다. 지난해에도 6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농심의 최고 효자 스낵 제품이다. 새우깡 개발과정을 보면 '역작'이란 표현이 아깝지 않다. 제품 개발 때 사용한 밀가루 양은 4.5t 트럭 80대분. 적절한 튀김온도를 맞추기 위해 태우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하고 먹기에 적당한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 수백회 강도 실험도 반복했다. 신춘호 회장은 공장 옆에 가마니 거적을 깔고 잠을 자면서 개발을 독려하기도 했다. 새우깡은 출시 직후 선풍적 인기를 끌어 당시 대방동 공장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트럭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지난해말까지 누적판매량은 무려 54억6천만봉지에 달한다. 또 80년대 중반 모방 제품들이 쏟아져 나와 잠시 위기를 맞았으나 재판에서 이겨 '원조'로서 지위를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노래방 새우깡''매운 새우깡'등 리뉴얼 제품을 선보여 호평을 받고 있다. 광고도 흐름에 맞춰 청소년들이 길거리,백화점 에스컬레이터,음반매장,학교 실습실 등에서 언제 어디서나 새우깡을 즐긴다는 옴니버스 형식으로 내보내고 있다. ◆'맛동산 먹고 즐거운 파티' 맛동산은 1975년 선보인 해태제과의 대표 스낵. 제품 출시 초기에는 땅콩이 뿌려진 막대형 튀김과자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소매상들이 제품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자전거를 몰고 회사까지 찾아오기도 했다. 외환위기 때는 오히려 기회로 활용해 제과업계에 복고풍을 몰고온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외환위기 당시 정확한 수요 예측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라인을 증설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을 펼쳐 외환위기 전에 비해 매출을 2배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매출이 4백50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효자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한해 사용되는 밀가루는 평균 5천6백t,땅콩은 5백80t에 달한다. 소비자 기호 변화에 따라 꾸준히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놓았다. 작년에는 땅콩의 양을 30% 이상 늘렸고 올해 들어서는 벌꿀을 첨가한 리뉴얼 제품을 선보였다. 70년대와 80년대에는 '맛동산 먹고 즐거운 파티…'로 시작하는 CM송으로 어필했다면 최근에는 영화배우 송강호를 내세워 '든든한 친구'의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심심풀이 오징어땅콩 1976년 출시돼 27년째를 맞은 오리온프리토레이의 대표 스낵이다. 작년말까지 3천6백억원,9억5천만봉지가 팔렸다. 국민 1인당 20봉지 이상 사먹은 셈이다. 장수상품에 걸맞게 매년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1997년 월 10억원 수준에서 200년에는 20억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선 월평균 30억원까지 늘어났다. 인기 비결은 오징어와 땅콩의 두가지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는 점. 소비자 편의를 중시하는 최근 추세에 맞춰 작년에는 들고 다니며 먹기에 좋은 테이크아웃형 '오징어 땅콩 컵'도 내놨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