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 항공사인 이라크 항공이 3개월간의 전화(戰禍)를딛고 운항재개를 준비중이다. 이라크 항공 경영진은 29일 점령군측과 운항재개 문제를 긴밀히 협의중이라고사원들에게 밝혔다. 경영진은 발표문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재건인도지원처가 민항기 운항재개를 위한 기술적인 준비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발표문은 "이 작업이 끝나면 이라크 항공의 운항이 재개될 것이나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항공 운항재개 움직임은 유엔 이라크 제재감시위원회가 1990년부터 계속돼온 항공기 운항규제가 공식해제됐다고 28일 발표된데 따라 본격화됐다. 국영 이라크 항공은 지난 3월 미 주도 연합군의 이라크 공격 개시 이후 운항을중단했다. 여러대의 여객기와 `사담 후세인 국제공항'으로 불린 바그다드 공항 정비시설및 사무실 건물 등이 연합군의 바그다드 공세 와중에서 부서지거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일부 항공기는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와 요르단의 암만공항에 옮겨진 채 방치돼 있다. 미국 관리들은 바그다드 공항이 결국 민항용도로 제모습을 찾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주(主)터미널은 아직도 미군 임시막사로 사용되고 있다. 바그다드 공항이나 바스라 및 모술 공항도 언제 민항당국에 인계될지 기약이 없는 상태다. 이라크 항공은 1970년대만 해도 중동에서 성장속도가 가장 빠른 항공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여러차례의 전쟁과 유엔의 제재 등을 거치면서 위상이 급격히추락했다. 회사 자산도 줄어들어 가까운 시일내에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라크 항공은 유엔의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에 따라 부품조달이 가능해지면서 1990년대 중반 바그다드-모술-바스라를 잇는 제한적인 국내선 서비스를 재개했으나 이마저도 지난 3월 전쟁 발발로 끊겼다. 조종사들 말로는 이라크 항공이 보유한 여객기와 화물기는 모두 23대인데 이중8대는 바그다드 공항에 남아있으나 나머지 15대는 해외로 옮겨진 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바그다드 공항에 남아있는 8대의 항공기 가운데 2대는 이번 전쟁때 공격을받아 완전히 못쓰게 됐다. 공항 인프라가 괜찮고 숙련된 인력도 갖추고 있어 여행수요만 늘어나면 이라크항공의 `부활'이 빨라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있으나 운항재개 전에 전면재편을 통한 민영화 과정을 거쳐야 할 운명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바그다드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