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시위와 함께 전세계적으로 미국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돼 미국 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7일 "미국의 독단적인 이라크 공격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면서 코카콜라 맥도널드 나이키 말보로 스타벅스 등 미국 상품을 구입하지 않겠다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그동안 미국 기업들은 '자유(freedom)'로 상징되는 국가 이미지에 힘입어 강력한 브랜드 왕국을 건설했지만 이번 전쟁으로 그 이미지가 추락,미국 브랜드 독주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는 설명이다. 워싱턴 소재 시장조사기관인 퓨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이라크 전쟁을 함께 수행하고 있는 영국에서조차 1년만에 75%에서 48%로 떨어졌다. 전쟁에 반대하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63%에서 31%로,러시아에서는 61%에서 28%로 급락했다. 터키에서는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12%까지 추락했다. 이같은 반미 감정은 불매운동으로 직접 연결되고 있다. 런던 파리 취리히 등 유럽에서는 맥도널드 상점 앞에서 연일 반전시위와 함께 '미국상품 반대'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미국 영화의 상영이 중단될 처지에 몰렸다. 독일 자전거 회사인 리제운트뮐러는 최근 미국 부품회사들과의 모든 거래를 중단했다. 미국상품 불매운동은 인터넷상에서도 활발하다. 소비자 단체인 '전쟁에 반대하는 소비자들(www.consumers-against-war.de)' '애드버스터(www.adbuster.org)' 등은 전쟁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한 소비자들의 행동지침을 널리 홍보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TV시청 중 프레첼(과자의 한 종류)을 먹다가 과자 조각이 목에 걸려 쓰러졌던 사실에 착안,프랑스 한 시민운동 사이트(www.bretzelforbush.com)는 맥도널드 대신 프레첼을 먹자는 이색 운동도 펼치고 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