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엔(円)화'를 기축통화의 하나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한다. 일본 재무성의 자문기관인 `엔의 국제화 추진연구회'는 엔화표시 채권시장 확대를 골자로 한 최종보고서를 마련해 재무성에 보고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4일보도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정치.경제력을 배경으로 한 달러와, 유럽 화폐통합으로 실현된 유로라는 2대 통화사이에 끼여 존재감을 상실해 가는 엔화를 국제화한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보고서는 일단 엔이 아시아 기축통화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 전략으로 일본 국내 및 아시아에 엔화표시 채권시장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구체적 방법으로는 금융거래 이자에 대한 원천징수 면제혜택을 주는 일본 국내 '오프쇼어(offshore) 시장'에 지금까지 해외 정부기관에 한해 인정해 온 엔화표시채권발행을 민간기업으로까지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 은행 등에 국한됐던 시장참가자를 증권회사, 생명보험회사, 손해보험회사로까지 넓히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는 궁극적으로 런던시장 중심의 엔화표시 외채거래를 일본시장 중심으로 전환시켜놓겠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 재무성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토대로 오는 3월 외환관리법 시행령 등을 손질할 방침이다. 또 재무성은 오는 4월 필리핀에서 개최예정인 아세안(ASEAN)+한.중.일 3개국 재무장관 대리회의에서 엔화 국제화를 위한 일본의 구상을 밝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연합뉴스) 고승일특파원 ksi@yonhap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