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대금업체의 대출잔액이 1조원을 넘어서는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A&0등 주요 일본계 대금업체 7개사의 대출잔액은 지난 11월말 현재 1조700여억원으로 1조원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대출 규모에 비해 자본금이 1억∼200억원대로 영세한데다감독규정이 느슨해 부실에 대한 안전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출 1조원 돌파..점유율 80∼90%

A&O 등 상위 7개 대금업체의 지난 11월말 기준 대출잔액은 1조700여억원으로 대금업.사채시장의 80∼90%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사채시장을 일본 대금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은 일본 20위권 대금업체인 아에루(AEL)의 후타에사쿠 히로마사 회장과 그의 지인들이 각기 주주로 설립한 업체로 경영이 연결돼있어 하나의 계열사 처럼 움직이고 있다.

대표업체인 A&0는 대출잔액이 2천962억원이고 이어 프로그레스(2천484억원), 해피레이디(1천545억원), 파트너크레딧(1천409억원), 여자크레디트(1천325억원), 예스캐피탈(726억원), 퍼스트머니(289억원) 순이다.

98년 이후 진출한 이들 업체는 매년 실적이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올해는 국내사채업자들의 부진을 틈타 외형이 급성장했다.

A&O는 대출액이 올들어 11월말까지 1천162억원(64.5%) 증가했으며, 지난 3월말대출잔액이 699억원이었던 여자크레디트는 11월말까지 89%가 늘었다.

9월 결산법인인 프로그레스와 해피레이디는 작년 9월말(각각 1천106억원, 446억원) 이후 지난 11월말까지 각각 1천378억원(124%)과 1천99억원(246%) 증가했다.

◆ 자본금 적어 리스크관리 취약

이들 업체는 대출액이 수천억원에 달하는데 비해 자본금은 기껏해야 200억원 미만이고 1억원에 불과한 경우도 있어 자본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지적됐다.

A&O와 프로그레스는 자본금이 각각 184억원, 111억원으로 자본금 대비 대출자산비율이 겨우 6%, 4% 선이다.

후발업체인 여자크레디트와 해피레이디는 자본금이 고작 1억원이어서 대출잔액(1천억원대)에 비해 비해 턱없이 작다.

이에따라 금융계에서는 예기치않은 부실이 발생할 경우 완충장치가 부족해 큰타격을 입게 되고 이렇게되면 이들 대금업체에 돈을 빌려준 상호저축은행 등이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금감원이 상시 주의를 기울인다해도 별다른 규정이 없어 제도권 금융기관에 비해 감독이 매우 느슨한 상황이다.

실제 A&O의 연체율이 작년 말 한자릿수에서 올 연말 12∼13%대로 상승하는 등채무자들의 자금사정이 제도권 금융의 '돈줄죄기' 여파로 어려워지며 이들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다.

대금업체들은 대부분 상호저축은행에서 10%대 중반 수준 금리로 채권담보부 대출을 받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동반부실이 불가피하다.

특히 최근에는 모 연금이 A&O에 200억원을 대출해주는 등 자금 운용처가 마땅찮은 연.기금들도 대금업체들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고 여기에 은행 등 제도권 금융기관까지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익금 유보, 증자 계획

이들 대금업체는 그러나 그동안 일본계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지않고 이익금을유보, 자산규모를 수백억원대로 키워놨기 때문에 위험대처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A&O는 자산이 1천억원에 달하고 프로그레스(700억원), 해피레이디(300억원), 여자크레디트(100억원) 등도 자산을 꾸준히 늘려왔다고 말했다.

또 향후 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고 자금조달처를 다양화해서 위험을 줄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A&O는 자산담보부증권(ABS) 발행 인가 신청을 금감원에 내놓고 있는 상태며 프로그레스도 회사채 발행 등에 대비해 기업신용등급 평가를 받아놨고, 해피레이디는조만간 증자를 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