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침체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종목이 늘어나고 있다. 가스공사 LG전선 SK가스 신도리코 태경산업 담배인삼공사 KT 한국쉘석유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고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회사가 벌어들인 이익을 배당으로 주주에게 되돌려주거나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이다. 이채원 동원증권 주식운용팀장은 "주주중시 경영에 대한 마인드가 높은 기업의 주가가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이런 유형의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중시의 프리미엄=한국전력 담배인삼공사 가스공사 KT 등 4개 공기업의 주가는 지난4월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다 7월을 기점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한전 주가는 추가하락한 반면 다른 3개사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유는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 표명이었다. 가스공사 김명규 사장이 "올해 30%이상 배당을 하고 매년 배당률을 늘리겠다"고 밝히자 외국인 매수세가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주가도 30%나 뛰었다. 담배인삼공사는 지난 6월말 보유중인 자사주 28% 가운데 5%(9백50만주,시가 1천6백80억원)를 소각키로 밝힌 시점부터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주가는 그 이후 16%가량 상승했다. KT도 외국인 지분한도를 확대한데 이어 지난 8월말 자사주 취득·소각을 결의했다. KT는 1개월여 만에 30%가량의 프리미엄을 얻었다. 동원증권 이 팀장은 "펀더멘털이 크게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경영진의 주주중시 마인드만으로 주가가 30%가량 프리미엄을 받은 셈"이라고 풀이했다. ◆우량기업에 '예금'=주주중시 경영의 대표적인 잣대중 하나가 기업의 배당정책.최근 증시불안으로 경기민감주에 투자해 단기시세 차익을 겨냥하기가 어려워지자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가 13포인트 떨어졌지만 LG상사 담배인삼공사 SK가스 삼환기업 한일철강 LG전선 동일방직 일정실업 한일철강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은 올해 예상 배당투자 수익률(작년 배당금 기준)이 5%를 넘어서고 있다. 최남철 마이애셋자산운용 전무는 "시중 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은행 금리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투자 관련주로 몰리고 있다"며 "연말까지 배당투자 붐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