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파생상품 만기 부담을 뚫고 이례적으로 급등하며 사흘째 강세를 이었다. 사상 세 번째 맞는 지수선물, 지수옵션, 개별옵션 동시 만기일(트리플위칭데이)인 12일 종합지수는 740선에 근접하고 코스닥지수는 55선에 안착했다. 이날 증시는 수요일 뉴욕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현선물시장에서 동반 매수우위를 나타내면서 상승 분위기를 연장했다. 또 삼성전자의 조기 설비 투자 기대, 하이닉스의 매각 이전 정상화 가능성 등으로 반도체 관련주가 동반 오름세를 보이며 강세를 주도했다. 세 마녀가 시장을 교란한다는 트리플위칭데이임에도 장중 프로그램 매수가 매도를 앞서며 상승세를 지원했다. 매수차익잔고가 크지 않은 데다 외국인이 지수선물을 대거 사들이면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또 주가지수선물 9월물 시장베이시스가 콘탱고를 유지하고 12월물이 9월물보다 고평가를 유지하면서 상당 물량이 롤오버된 것으로 추정됐다. 장 후반 동시호가에서도 프로그램 매수가 3,100억원 가량 유입된 반면 프로그램 매도는 2,200억원 출회에 그쳤다. 앞서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9월 콜금리를 현 수준인 4.25%로 동결했지만 이미 예상한 내용이라 시장은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종합지수가 저점을 확인한 이후 20일과 60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투기적인 매매 가능성도 적지 않지만 만기일에도 지수선물이 강세를 보여 향후 긍정적인 시각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미국 테러 1주년, 금통위, 만기일 등을 거치며 시장에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돼 추가 상승을 도모할 여건이 갖춰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추세적인 상승을 이끌만한 모멘텀이 여전히 부재한 데다 이라크와 미국의 전쟁이 임박한 상황이어서 박스권 시각을 유지하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시장 방향이 수급과 심리에서 펀더멘털로 이동할 가능성을 열어두되 당분간 프로그램 매매 영향력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종목별로 대응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51포인트, 2.00% 높은 739.22에 거래를 마쳤다. 강보합권에서 출발한 뒤 후장 동시호가 직전 736선까지 오름세를 확대한 뒤 장막판 상승세를 더했다. 코스닥지수는 0.37포인트, 0.67% 오른 55.27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관련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가 2% 가까이 오르며 34만원선을 회복했고 하이닉스가 18거래일만에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면서 동진쎄미켐, 유일반도체, 아남반도체 등 반도체 관련주가 동반 급등했다. 대부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섬유의복, 비금속광물, 기계, 운수장비, 건설, 은행, 증권, 소프트웨어 등이 큰 폭 상승했다. 의약, 디지털컨텐츠, 방송서비스 등은 소폭 내렸다. 지수관련주는 SK텔레콤, 국민은행, 현대차, 신한지주, 한국전력, KTF, 강원랜드, LG텔레콤, 등이 올랐고 국민카드, 엔씨소프트, 휴맥스, 우리금융 정도가 약세를 보였다. 안철수연구소, LG건설, 태평양산업, 한국토지신탁, 아시아나항공 등 재료보유주도 시장 분위기에 편승해 상승폭을 확대했다. 투자주체별로는 외국인이 매수세를, 개인은 매도로 대응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에서 각각 1,671억원, 47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또 주가지수선물을 8,000계약 이상 사들였다. 개인은 차익실현에 치중,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652억원, 19억원을 처분했다. 기관은 프로그램 매수를 받은 거래소에서 877억원을 사들이고 코스닥에서 1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관심이 집중된 프로그램 매매는 매수가 5,158억원 유입된 반면 매도는 2,753억원 출회됐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분석팀장은 “지난주 중 국내외 악재를 선반영한 증시가 시장 불투명성이 해소되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20일선을 회복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나 팀장은 “역사상 가장 충격이 작은 트리플위칭데이를 거쳐 750선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지수관련주는 부담스러운 만큼 증권주나 저가대형주 중심을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