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해외여행과 피서로 분주하지만 저는 산업현장에서 땀을 흘리기로 했습니다" '중활'에 참가한 숭실대 고경석 학생의 말이다. 중활은 중소기업의 심각한 인력난 해소와 35만명이 넘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어 업계와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기청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는 벤처기업인 하나인포테크 회의실에서 이석영 중소기업청장,중활 참여 기업대표,대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었다. ▲최용규(가톨릭대 수학과 4학년)=원래 1년정도 휴학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려고 했으나 교수님의 충고로 중활에 참여하게 됐다. 지난 3년 동안 교실에서 배운 것보다 지금 산업현장에서 배우는 게 더 많다. 미래에 대한 계획도 확실해졌다. ▲손주형(동덕여대 컴퓨터학과 4학년)=대학에서 배운 이론을 실제 산업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중활에 참가했다. 선배들 대부분이 대기업 전산실에 취직해 대기업만이 좋은 줄 알았는데 중소기업들도 시설이나 보수에 있어 생각보다 훨씬 좋아 놀랐다. ▲이석영 중기청장=중활은 여러가지 정책목표를 갖고 출범한 행사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대학생들이 다양한 현장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 준다는 것이다. 학교에선 쌓을 수 없는 여러가지 실전 경험을 배우고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면 학교수업에서도 능률이 오를 것이다. ▲임재현 대표(하나인포테크)=작년까지는 아르바이트생들을 채용했으나 올해 처음으로 중활 대학생들을 받았다. 실무자들로부터 좋은 평가가 있어 4학년생의 경우 졸업후 정식 채용도 고려하고 있다. ▲최진규 대표(블래쉬넷)=요즘은 중소기업들도 근무환경이 많이 개선됐다. 그러나 아직도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충분치 않은 게 현실이다. 근무환경이나 보수 등 여러가지 면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실제로 몇몇 중소기업은 대기업 이상의 근무환경과 조건을 갖추고 있는데도 대학생들이 이를 알지 못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중기청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 ▲이주현(송담대 기계설비학과 1학년)=많은 신입생들이 대학에서 맞는 첫 방학을 주로 놀러다니는데 쓰지만 아르바이트 삼아 중활에 참여했다. 버는 돈으로 저녁에 학원을 다니고 낮에는 회사문화와 업무를 배울 수 있어 보람차다. 올 겨울방학에 다시 중활을 신청하겠다. ▲주상미(동양공업전문대 기계설계과 2학년)=중활에 참여하면 현장실습으로 인정받아 3학점을 얻을 수 있어 참가하게 됐다. 비록 여학생이지만 남학생들과 함께 현장에서 기계를 실제로 다뤄보고 싶었다. 하지만 공장이 아닌,관리부에서 일하고 있어 조금 아쉽다. 지금은 사무업무를 돕고 있다. 앞으로 기회가 닿는다면 CAD(컴퓨터지원설계)업무를 맡아 실제 기계를 설계 제작하고 싶다. ▲강명수(경희대 컴퓨터학과 3학년)=중활을 통해 배운 업무와 대학에서 배운 지식간에 차이가 많았다. 하지만 제대로 현장업무를 배우기엔 중활기간이 너무 짧다. 한번 연결된 회사에서 여러번 일할 수 있다면 단순 보조일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업무 등 다양한 업무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최용규=아직도 대부분의 친구들은 졸업후 대기업에 취업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마음껏 능력을 펼치며 회사가 발전하는데 기여한다는 점에서는 중소기업이 더 나은 것 같다. ▲손주형=대졸 여성이 자신의 전공을 살리기 어려운 현실에서 중활은 좋은 기회다. 요즘에는 대학과 전공 못지 않게 취업시 경험을 중시한다. 특히 기업체 근무경험과 같은 경력자를 우대하고 있어 중활은 이런 경력을 쌓기에도 아주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 ▲이 청장=중활을 통해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청년실업 문제를 단시일내에 해결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학생에게 기업을 체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다. 겪어보지 않고 무조건 중소기업을 기피하는 풍토를 바꿔가려는 시도다. 중활의 연중확대,산학협력관계 강화 등 앞으로 중활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겠다. 또 군장병들이 전역전에 직업 세계를 체험해야 제대후 쉽게 사회에 적응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이들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중활을 발전시킬 생각이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