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재보선에서 보수야당이 압승, 국회를 장악함으로서 몇달 남지 않은 김대중 대통령의 잔여임기 업무를 마비시키고 오는 12월 대통령선거에서 그가 선호하는 대선후보 선택들을 훼손시켰다고 9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신문은 공석중인 13개 의석을 놓고 치러진 재.보선은 올해 한국의 바쁜 정치일정에 있어 크게 중요치 않은 행사였으나 결과는 전국을 무겁게 강타했다며 11개 선거구에서 승리한 한나라당이 국회 전체 의석 273석중 139석을 확보, 과반수를 넘어셨다고 전했다. LA 타임스는 특히 이같은 선거결과는 김 대통령에 대한 거부(slap in the face)로 널리 인식됐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와 함께 함성득 교수(고려대. 정치학)를 인용, "야당이 의회내 안정적다수를 장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나라당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하면서 야당의 승리는 "공동 대통령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북외교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올해 77세의 김대통령은 가족들이 연루된 정치부패 스캔들과 북한과의 실망스런 협상결과로 인해 그 빛이 바랐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 결과 김대통령이 창당한 집권 새천년민주당내 반란을 촉발시킬 수 있으며 일부 의원들은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오는 12월19일 대선에 앞서 후보를 교체해야 한다고 믿고 있으며 실제로 신당 창당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노 후보를 대체할 가능한 후보로 당내 혹은 새 인물로 대한축구협회 회장인 무소속의 정몽준 의원이 거론되고 있고 그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8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노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3파전'으로 대선이 진행될 경우 정몽준 후보가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LA 타임스는 또 SBS-TV 여론조사에서도 정몽준 의원이 이회장 후보를 근소한 차로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한편 쇠약해진 대통령직을 구하기 위한 노력으로 김 대통령은 미국에서 수학한 한국 최대부수 경제지 발행인 장대환 매일경제 사장을 국회 인준거부로 도중하차한 장상 전 총리서리를 대신, 총리로 지명했다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y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