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인도-파키스탄 정상회담 주선이 실패한 가운데 미국의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은 6일 파키스탄이 전쟁을 먼저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인도도 역시 같은 입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했다. 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의 전쟁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이날 인도는 2006년 실전 투입 가능한 초음속 경전투기의 시험비행을 실시하고 카슈미르 지방에서 양국 군의 교전이 계속되는 등 긴장완화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특사로 이슬라마바드를 방문중인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날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과 약 두시간 동안 회담한 뒤 "무샤라프 대통령은 평화를 촉구하고 있으며 전쟁을 먼저 일으키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이어 7일 뉴델리를 방문해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 만날 때 인도가 `같은 형태의 확언'을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인도가 먼저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을 촉구하면서 파키스탄에 근거를 둔 이슬람 민병대의 인도령 카슈미르침입행위가 무샤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중단됐는지 규명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와 파키스탄 군은 이날도 카슈미르의 통제선을 사이에 두고 박격포와 기관총으로 교전을 벌였으나 이 교전의 사상자는 없었다. 그러나 인도령 카슈미르 지방에서 인도 군과 경찰이 한 이슬람 반군의 고위 지도자인 모하마드 라피크 로네를 교전 끝에 사살하고 반군이 스리나가르 근처의 아다마와 샹하르시에서 순찰중인 인도군을 매복 공격해 인도군 3명이 숨지는 등 이날 모두 14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 러시아 정상들이 이날 20분동안 전화로 인도파키스탄 문제를 논의하면서 양국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공동의 노력을 계속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이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비하리 인도 총리를 각각 만나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한데 대해 부시 대통령이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한편 인도는 6일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쟁지역인 카슈미르 국경을 공동 순찰할 것을 거듭 주장하며 미국과 영국 등 제3자에 의한 카슈미르 지역 감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니루파맘 라오 인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도와 파키스탄은 카슈미르의 사실상 국경인 통제선(LoC)을 공동 순찰할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며 "제3자가 카슈미르 문제를 중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슬라마바드 AP.AFP=연합뉴스) k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