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인도-파키스탄 핵전쟁 위기를 막고 양국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이번주부터 중재외교를 본격 가동한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4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을 현지로 파견해 양국 지도자들에게 자제와 대화를 촉구할 방침이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오는 6일과 7일 파키스탄과 인도를 차례로 방문하며 럼즈펠드 장관은 이번주 말께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출국에 앞서 가진 회견에서 논리와 이성으로 양국을 설득할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가공할 핵전쟁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수는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아미티지 부장관은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으로부터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이슬람반군의 공격을 중단시켰다는 긍정적 발표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인도에 대해서도 핵 강국으로서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자제 약속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럼즈펠드 장관도 아미티지 부장관의 인도, 파키스탄 방문에 이어 양국을 방문할예정이지만 정확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국방부 관리들이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먼저 런던과 브뤼셀, 에스토니아를 방문해 우방들과 의견을 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리들은 현재 상황이 매우 미묘한 점을 들어 럼즈펠드 장관의 순방 목적과 임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럼즈펠드 장관은 지난주 핵전쟁 발발시 결과를 경고한 미국 정보당국의 자료를 양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럼즈펠드 장관은 양국 방문에 이어 카타르와 바레인 쿠웨이트 등 걸프국가를 잇따라 방문할 계획이다. 국방부 고위 관리들은 럼즈펠드 장관이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에 앞서 걸프 국가들의 지지를 모색할 것이라는 추측과 관련, "우방들에게 그같은 요청을 할 상황은아니지만 그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중재 방향과 관련,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지난 1일 BBC 방송과의 회견에서 그 윤곽을 공개한 바 있다. 파월 장관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카슈미르 침공을 막는데 최대한 노력하고, 미국과 인도가 가시적 결과를 확인하면, 인도측도 국경 배치 병력을 철수하는 상응조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어 양국이 냉각기를 거친뒤 카슈미르 영유권 문제와 관련, 협상을 시작하도록 주선한다는 복안이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와 무샤라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카자흐스탄에서 열리고 있는 지역 정상회담에서 중재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바지파이 총리는 3일 알마티에 도착해 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협력협정에 서명한 뒤 남아시아 분쟁의 한 원인은 "국경을 넘나드는 테러리즘"이라고 말했다. 무샤라프 대통령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기자회견에서 카슈미르 위기와 관련 바지파이 총리와 "아무 조건없이 정상회담을 가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