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강 서안 팔레스타인 자치도시 예닌에서 최근 7일 연속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요원들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후 교전중 발생한 상황을 놓고 양측간의 미디어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측은 이스라엘군이 예닌 난민촌에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대량학살 및 집단매장, 즉결 처분 등 온갖 만행을 저질렀다고 자세하게 열거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세계여론을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끌기 위해 조작된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맞받아치고 있다. 대량학살에 대해서도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총격에 의한 것으로, 무고한 인명피해가 있었다면 전쟁에서 불가피하게 벌어진 사고라는게 이스라엘측 주장이다. 또한 팔레스타인내 온건파로 통하는 사에브 에라카트 평화협상 대표는 지난달 29일 이스라엘의 공격이 시작된 후 팔레스타인측 사망자는 요르단강 서안 자치지구전역에서 500명에 달한다고 말했으나 이스라엘은 단지 200명선의 사망자수를 인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은 이번 예닌에서의 상황을 '나치 대학살', '테러리스트 범죄'에 비유하며 이스라엘측이 만행을 저질렀다고 맹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같은 양쪽간 언론공방에서 특히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예닌 난민촌의 상황이 지난 82년 레바논 침공시 이스라엘군에 의해 800∼1천500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살해된 베이루트내 `사브라.샤틸라 난민촌' 사태로 발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브라.샤틸라 난민촌' 사태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여론이 비등, 당시 국방장관을 맡고 있던 아리엘 샤론 현 총리를 장관직에서 물러나게 할 정도로 큰 파장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의 비난성 언론보도에 대응해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팔레스타인 인권단체인 `로(LAW)'가 이스라엘군이 3구의 시체를 매장할 무덤을 파는 장면이 목격됐다고 하자 이스라엘 정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지하에 있는 실험실 장비를 파괴하기 위해 불도저를 사용한 것뿐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는 사망자들을 넘겨주려고 해도 팔레스타인측이 "카메라 앞에" 시신을 둠으로써 촬영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에 시신 인도가 성사되지 않는다며 공세적 입장까지 취하고 있다. 한편 국제단체의 입장은 팔레스타인쪽으로 기울고 있다. 아랍내 국제적십자사(ICRC) 성격의 구호단체 적신월사가 예닌 난민촌 출입이 봉쇄되고 있다고 이스라엘측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고, 유엔구호사업기구(UNRWA)도 이스라엘이 의료팀과 앰뷸런스의 예닌 난민촌 출입 봉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예루살렘 AFP=연합뉴스) kimy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