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수년전만해도 아시아의 무명기업에 불과했던 삼성전자가 최근 첨단제품을 잇따라 출시, 전세계 고급품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고 미 시사주간지 '타임'이 소개했다. 타임은 최근호(4월1일자)는 삼성의 신상품들은 탁월한 디자인과 첨단 기술이 결합한 최고가의 제품들로 삼성은 이제 수년전 소니 제품 등을 살 여력이 없던 사람들이 구입하던 값싼 텔레비전(TV)과 VCR를 만들어내던 기업이 아니라고 전했다. 타임은 삼성이 고성능 휴대폰, DVD 플레이어, 고급 평면플라스마 TV 등 다양한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면서 특히 최근 출시된 개인휴대단말기(PDA) 폰 'I300'은 제품의 진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타임은 이와 관련, 글로벌 마케팅 수석담당인 한국계 미국인 에릭 김이 오는 2005년까지 브랜드 이미지에서 소니를 추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고 소개했으며 이에대해 이데이 노부유키 소니 회장도 "삼성이 소비재 생산품 경쟁에서 소니를 따라잡을 시점에 직면해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삼성은 전세계 첨단기업들이 세계 경기침체로 생산공장을 폐쇄하고 개발연구(R&D)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도 경기회복에 힘입어 영역 확장에 주력해 지난해세계시장의 매출규모가 250억 달러에 달했다고 타임은 전했다. 이는 소니의 매출에 절반에도 못미치는 규모이지만 삼성은 한국의 내수진작과세계최고의 무선통신망이 구축된 환경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앞마당에서 신제품 실험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고 타임은 설명했다. 지난 1990년대 초반 이래 DRAM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온 삼성은 사업을 철수해온일본 NEC와 달리 두개 라인을 증설했으며 올 여름에는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함께 세계최초의 50인치 디지털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질적 향상에 중점을 두기 시작해 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의 주도하에 3분의 1가량인 직원 3만명을 해고하고 비용을 삭감했으며 불필요한 사업을 폐지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 윤 부회장은 반도체, LCD 사업 등을 효과적으로 조정해 일본과의 경쟁에서 앞서나갔다. 노무라 증권의 모코시바 시로 애널리스트는 "삼성이 샤프나 히타치보다 비용 면에서 더 효율적이고 제조 기술이 낫다"면서 "일본 기업들은 2년 전부터 경쟁하는걸 포기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다음 단계로 마이크로소프트와 DVD플레이어에서 부터 개인용컴퓨터(PC)에 이르기 까지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는 최첨단 거실인 '홈미디어센터' 개발에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AOL타임워너, 애플 그리고 소니도 이같은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나 삼성은 이들보다 빨리 움직일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삼성 전자는 향후 미 주식시장에 등록하는게 중요하며 이를 위해선 미국의 회계기준에 맞추어야한다. 삼성전자의 주식의 50% 이상을 소유하고있는 외국인 투자가들은 삼성이 여전히 이건희 회장 일가에 휘둘린다는데 우려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이익이 다른 24개 계열사에 쓰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편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4월1일자)에서 삼성의 자산이 지난해 537억달러를 기록해 412억달러를 기록한 현대를 제치고 선두에 나섰다고 전했다. 지난1996년의 경우 현대는 336억달러로 삼성의 313억달러에 앞섰다. (뉴욕=연합뉴스) 강일중 특파원 kangfa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