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중은행 전체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소폭 상승했으나 가계대출에 주력한 일부 은행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BIS비율이 낮아진 은행은 자금운용을 국공채 투자 보다는 가계대출에 치중한데 따른 것으로 가계대출을 계속 늘려나가면 BIS비율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조흥.한빛.제일.서울.외환.국민.신한.한미.하나은행 등 9개 시중은행의 BIS비율 잠정치는 10.81%로 2000년말의 10.52%에 비해0.29%포인트 높아졌다. 은행별로는 ▲조흥 9.78% →10.43% ▲한빛 10.26% →11.28% ▲제일 13.40% →13.29% ▲서울 10.08% →9.22% ▲외환 9.19% →10.96% ▲국민 11.18% →10.23% ▲신한12.30% →12.02% ▲한미 8.67% →11.18% ▲하나 10.45% →10.29% 등으로 BIS비율이상승 또는 하락했다. 조흥.한빛.외환은행 등 기업금융을 위주로 하는 은행들은 기업들의 자금수요가부진한 가운데 지난해 부실여신을 대거 정리한데 힘입어 BIS비율이 상승한 것으로분석됐다. 반면 국민.신한.하나.제일 등 가계대출에 주력한 은행들은 BIS비율이 하락했으며 특히 가계대출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국민은행의 경우 BIS비율이 0.95%포인트나 떨어졌다. 이는 BIS비율 산정 때 가계신용대출의 경우 기업대출과 마찬가지로 위험가중치가 '100%' 적용되며 주택담보대출도 위험가중치가 '50%' 적용돼 가계대출을 늘릴 수록 BIS비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이들 은행이 자금운용을 위험가중치가 제로인 만기보유 목적 국공채 투자 보다는 수익성을 중시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가계대출에 치중할 경우 그에 따르는 BIS비율 하락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본격적인 경기회복 추세에 따른 금리상승이 기정사실화하고 있어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 부담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은행연합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모 시중은행의 경우 내부분석을 통해 대출금리가 2%포인트 오를 때 연체율이 1.33%포인트 오르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해외 유수 상업은행들의 BIS비율이 11∼13% 수준임에 비춰보면 지난해말 현재 국내 시중은행들의 BIS비율은 양호한 수준에 도달했으나 "다만 일부 은행의 경우 가계대출 확대가 지속되면 BIS비율 관리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