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기밀 유출혐의로 구속 기소된 러시아언론인 그리고리 파스코의 변호인은 14일 의뢰인의 무죄를 입증할 새로운 증거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아나톨리 피쉬킨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파스코가 작성한 문제의 메모장을 검토한 결과 그가 참관했던 태평양 함대 회의는 비밀 장소가 아닌 공개된 곳에서 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파스코가 비밀 군사회의에 참석해 메모를 작성했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얘기"라며 "그가 해군측의 초대장을 받지 않았다면 회의에 참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쉬킨 변호사는 "주요 군사회의가 열릴 경우 모든 참석자들의 신원을 정문에서확인하게 된다"며 "따라서 파스코가 회의에 몰래 참석해 내용을 받아적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목격자 진술을 비롯한 재판 기록의 상당부분이 왜곡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두 110쪽 분량의 재판기록 가운데 70쪽에서조작된 흔적이 발견됐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대법원 산하 군사법원은 지난 12일 파스코에 적용된 국방부의 군사 기밀유출 방지 명령은 이후 개정돼 효력이 없기 때문에 법적용에 문제가 있다며 무죄를주장하는 파스코측의 손을 들어줬다. 파스코는 태평양 함대가 과거 동해상에 방사능 폐기물을 불법 폐기했다는 해군회의 내용을 일본 언론에 넘겨준 혐의(반역)로 지난해 12월 징역 4년형을 선고받고복역중이다. 한편 러시아와 미국 언론인들은 최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편지를 보내오는 5월 러시아 방문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파스코 문제를 공식 제기할 것을 촉구했다고 변호인측이 전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