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백화점은 고금리와 심각한 매출 부진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지난 98년 9월 1일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당시 한창 잘 나가는 기업으로 주목을 받던 대구백화점이 갑자기 워크아웃을 결심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도 성장 위주의 사업다각화전략으로 신규 점포를 잇따라 열면서 부채비율이 크게 높아진 상태에서 금리가 급등했기 때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95년 대구지하철 공사장에서 계열사인 대백건설의 잘못으로 대형 폭발사고가 나면서 발생한 엄청난 인명 손실에 대한 보상금으로 3백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보증해 준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대구백화점은 자금난을 독자적으로 극복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서자 신속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우선 다른 기업들보다 먼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같은해 11월 워크아웃이 확정되면서 회사측은 자율적인 감원을 통해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북구 산격동 물류센타부지를 비롯해 달서구 상인동 백화점 부지,수성구 시지동 할인점 부지 등 알짜 부동산을 과감히 팔았다. 감정가의 70%선에 불과한 값이었지만 일단 살고 보자는 생각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메타랜드,대백상호신용금고 등 보유유가증권도 모두 매각했다. 부채비율을 낮추기위해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직원들은 우리사주 배정분을 모두 소화하는 등 회사살리기에 한몸이 됐다. 주채권은행인 대구은행의 백영태 상무는 "이같은 자구실적은 당초 워크아웃 이행 계획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다"며 "이에 따라 채권단은 원금상환 유예와 이자감면 등 지원조치를 과감히 마련할수 있었다"고 밝혔다. 일단 한 고비를 넘기고 나자 매출액이 늘어나면서 수익성도 뚜렷히 회복됐다. 대구백화점은 99년도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20.5%가 늘어났다. 98년에는 적자가 무려 1천억원에 달했으나 99년에는 3백29억원의 흑자를 냈다. 2000년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전년보다 각각 12%,13% 증가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같은 영업 호조로 대구백화점은 지난해 6월23일 한국컴퓨터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워크아웃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당초 계획을 2년 이상 앞당긴 조기졸업이었다. 대구백화점은 내년에도 올 상반기와 같은 소비심리 위축현상이 이어질 것에 대비해 경비를 최대한 줄이고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점포 확장이나 할인점 사업등 신업태 진출보다는 기존 매장의 활용도를 최대화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잇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방침이다. 소대영 부사장은 "인터넷 쇼핑몰 사업을 확대하고 상품권 제휴업체를 넓히는 한편 집객력을 높일 수 있도록 패션을 강화하고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보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기상황에 대비해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키고 경영투명성을 강화, 기업신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에따라 올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1백%로 낮추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진 우량기업으로 만들 방침이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