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도로공단 등 도로관련 4개 공단의 통폐합과 국고지원 중단 방침을 공표,본격적인 공기업 개혁에 착수했다. 그는 지난 18일 유권자들과 가진 대화에서 도로관련 4개 공단을 하나로 합친 후 이를 분할,민영화하는 한편 3천억엔 전후의 예산 투입을 내년부터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공기업은 일본 정부가 공적 업무를 맡기기 위해 개별 특별법에 의거,설립한 특수법인으로 도로 공항 철도 등의 부문에서 2001년 9월 현재 77개에 달하고 있다. 공공성이 강한 사업을 전담키 위해 만들어졌으나 방만한 운영으로 거액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세금과 정부 보조금만 축낸다는 비난의 표적이 돼왔다. 고이즈미 총리는 도로정비에도 언급,고속도로 운영이나 도로신설에 대한 보조를 중단하는 식으로 계획수정을 관련 부처에 요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의 발언은 관료의 저항과 정부 부처의 기득권 싸움에 부닥쳐 표류를 거듭해 온 공기업 개혁논쟁에 쐐기를 박고 본격적으로 메스를 대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그러나 도로공단 수술을 비롯한 그의 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도로공단 등의 경우 자민당 최대 파벌인 하시모토 전 총리파의 후견인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순조로운 개혁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연립정권인 현 여당의 특성상 개혁을 강행할 경우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