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농산물 수출국들로 구성된 케언즈(Cairns) 그룹 22차 각료회의가 4일(현지시간) 남미 우루과이의 해변 휴양도시푼타 델 에스테에서 개최됐다. 오는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제4차 각료회담을 앞두고개최된 케인즈그룹 회의에서는 예상대로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의 농업보조금 철폐와 반덤핑 규제 문제 등이 집중 논의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신무역라운드 출범을 논의할 도하 각료회담에 대비, 선진국의 보조금과 케언즈그룹 농산물에 대한 수입장벽 철폐 등 개도국과 농업국들의 강경한 입장이 개진됐으나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호르헤 바트예 우루과이대통령은 이날 개막연설에서 "세계화의 방향이 잘못 선정됐다"고 전제하고 "자유무역을 통한 세계화가 전세계 모든 국가에 성장의 기회를부여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알려져 있으나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세계화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농업보조금 등을 둘러싼 WTO 회원국들간의 불화로 뉴라운드 실현을 앞둔 WTO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케언즈그룹 회원국들은 WTO각료회담에 앞서 서방선진국정상회의(G-8)와 별도의 막후협상을 벌여 뉴라운드의 진로를 열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실정치(막후협상)는 기존의 제도(WTO 각료회담 등)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전제, "케언즈그룹은 G-8 회원국들의 문호를 두드릴 만한충분한 능력과 자격을 갖추었다"며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오히려 케인즈그룹 회원국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될 수도 있는 만큼 도하 각료회담에 앞서 선진국들의 정치적응답을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산물 수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개도국 각료들은 별도 회담을 갖고 선진국들의 농업보조금 철폐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을 경우 도하 각료회담에서 WTO와의 협상을 거부할 것을 케언즈그룹에 요청했다. 첫 회의를 개최한 호주의 지명을 따라 케언즈그룹으로 명명한 이 회의에는 우루과이와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콰테말라,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칠레, 볼리비아 등 남미 국가와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남아프리카공화국, 필리핀, 태국,인도네시아, 피지 등이 회원국으로 가입해 있다. 케언즈그룹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이번 각료회의에 파키스탄과이집트, 케냐 등도 초청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