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석학인 로버트 스칼라피노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14일 "부시 미행정부의 대북정책은 사용하는 용어가 다소 강경해질지 모르지만, 클린턴 행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스코(POSCO) 초청으로 방한중인 스칼라피노 교수는 이날 오후 포항공대에서 행한 강연에서 이같이 밝히고 "핵심이슈에 대한 북.미 양국간 협상을 계속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은 한국 혹은 다른 주요 강대국과 지나친 정책상 괴리를 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까지 부시 행정부의 입장은 북한의 태도를 확실히 확인하고 상호주의에 입각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예상대로 북한의 언론매체는 격노의 반응을 보였으나 장차 협상의 여지는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관계에 대해 그는 "미국은 한국내 반미정서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밀접한 동맹관계를 지속할 것"이라며 "한국의 정치.경제적 추이가 어떻든 향후 미국과의 동맹관계가 한국의 외교정책 기조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기본적으로 중국은 한반도 현상유지를 바라고 남북한이 긴장완화를 이뤄 핵무기 경쟁이나 상호분쟁이 유발되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중국은 경제적, 전략적 이유에서 남북한의 재통일을 바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개의 한국' 정책을 지지해온 러시아가 올초 북한과 체결한 군사협력을 통해 다시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군사장비 공급.훈련제공이 재개될 것이며 가스와 석유공급문제도 논의됐으나 물밑으로는 여전히 양측간에 의구심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스칼라피노 교수는 "21세기 국제사회의 중심에 선 아.태지역이 정치적, 전략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향후 수십년간 세계의 진보와 퇴보, 안정과 위기여부를 결정하는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이 강연회에 이어 15일 포항제철소를 방문한 뒤 제주에서 같은날부터 17일까지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제주 평화 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권경복기자 kkb@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