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참관객 데이터관리시스템 운영업체인 엑스넷 김영배(36) 대표의 목소리는 톤이 다소 높다.

첫 만남에서부터 활달한 성격을 느낄 수 있다.

대학시절 YMCA의 건전놀이문화연구회 초대 부회장과 2대 회장을 맡을 만큼 "노는 일"에서는 한가락한다.

지난해 전직원이 강원도에 래프팅을 갔다오기도 했다.

업무에서도 그의 화끈한 스타일은 그대로 배어있다.

그의 경력을 보면 불도저식 업무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첫 직장인 모종합상사 인턴사원으로 들어간지 한달만에 8천만원어치를 납품하는 실적을 올리기도 했다.

3천만원이 남는 장사였지만 자신의 수중에 들어오건 수당 2만8천원.

그는 새 둥지를 찾았다.

ING생명으로 간판을 바꿔 단 네덜란드생명에서 그는 입사 3년만인 29세에 최연소지점장에 오르는 실력을 발휘했다.

"관리해야 하는 자리에 앉고부터 재미가 없어졌다"는 그는 새로운 도전을 찾아나섰다.

RF(무선) 교통카드업체인 C&C엔터프라이즈에서 그는 기획과 영업을 맡았다.

그의 주거래처는 국민카드.

납품해서 2주는 걸려야 수금이 가능한 것을 그는 하루만에 결제를 받아내는 뚝심을 보이기도 했다.

밑바닥에서부터 배운 그이기에 영업사원이 빈손으로 들어오면 "혼쭐"을 낸다.

공짜로 우선 납품해야 한다든지 등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

그는 각종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사업아이디어를 얻었다.

수많은 명함을 받아 놓고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고 고객정보 관리시스템을 구상했다.

고객이 입구에서 받은 비접촉식 RF(무선)카드를 각 부스에 설치된 리더기에 갖다대면 고객정보가 입력되도록 한 것.

하지만 그에게 팔리지 않는 기술은 의미가 없었다.

코엑스부터 찾아갔다.

3년간 코엑스가 주최하는 전시회에 독점공급한다는 계약을 성사시킨 뒤 1999년 12월 창업을 했다.

덕분에 지난해에만 중소기업기술혁신대전 등 60회의 전시회에 시스템을 설치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고객정보 데이터관리시스템을 설치한 국내 전시회의 70%를 장악한 것.

올해에만 1백50회의 전시회에 이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세미나와 국제회의도 이 회사의 주타깃이다.

이 시스템은 전시회 주최자 참가업체 참관객에게 편리함을 더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고객정보를 DB로 관리, 타깃마케팅을 할 수 있게 한다.

지난 한햇동안 80만명의 참관객이 이 회사의 시스템을 사용했다.

이 회사는 고객정보를 기반으로 지난해부터 전시회 정보 등를 알려주는 이메일마케팅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올 가을 서울에어쇼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외국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이 쇼에 시스템을 공급키로 한 것.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될 것으로 김 대표는 보고 있다.

리더기에 담긴 정보를 무선망을 통해 서버에 저장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개발중이다.

작년에 13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올해 47억원의 목표를 설정했다.

"정보통신기술로 컨벤션산업의 중심에 서겠다"는 김 대표는 이를 기반으로 CRM(고객관계관리) 사업과 통합보안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02)562-3467

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