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가 ''막판 뒤집기''로 대통령이 될 수 있을까.

해외부재자 개표결과(1천3백80표 대 7백50표로 부시가 6백30표 더 획득) 부시 후보의 승산이 높아진 가운데 고어의 역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외부재자까지 포함한 플로리다주의 비공식 개표결과 부시는 고어 후보를 9백30표 차로 앞섰다.

고어측이 사활을 걸고 있는 팜비치 등 3개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에서 9백30표 이상의 추가표를 얻지 못하면 ''부시 승리''는 굳어진다.

"판결이 나올 때까지 개표결과를 발표하지 말라"는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긴급명령으로 일단 고어측은 20일까지 시간을 벌었다.

그렇지만 고어가 역전승을 낙관할 입장은 아니다.

대법원 판결이나 수(手)검표 결과가 고어측에 유리하게 나오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고어의 역전 가능성=고어가 판세를 뒤집고 백악관에 입성하려면 2개의 난관을 넘어야 한다.

우선 20일 플로리다주 대법원으로부터 "주정부는 수검표 결과를 수용하라"는 판결을 받아내야 한다.

그리고 수검표를 하고 있는 팜비치,마이애미데이드,브로워드 등 3개 카운티에서 부시보다 9백30표 이상을 더 얻어야 한다.

19일 현재 약 40%의 수검표가 진행된 브로워드에서 고어는 79표(고어 득표수-부시 득표수)를 추가획득하는 데 그치고 있다.

20% 가량 수검표가 이뤄진 팜비치에서도 예상과 달리 별다른 추가득표를 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어가 이들 3개 카운티에서 5백36∼6백39표의 추가득표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판결 전망=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판사 7명 전원이 민주계다.

그렇다고 이들이 고어편을 들 것이라고 속단할 순 없다.

판사들에게는 ''법리해석''이 우선이다.

민주계가 우세한 플로리다주 순회법원에서 수검표를 인정해 달라는 고어의 요청이 기각되고,공화계 판사가 훨씬 많은 애틀랜타 연방고등법원에서 부시의 수검표 중단요청이 거부된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주대법원에서 수검표 불인정판결이 나오면 부시의 승리는 확정된다.

물론 고어측은 여기에 불복해 연방대법원에 항소할 수 있다.

그러나 법정싸움과 비방전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어 법정분쟁을 확산시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승자는 언제쯤 결정되나=플로리다주 대법원은 20일 오후 2시(한국시간 21일 새벽 4시)부터 심리에 들어가 2시간 동안 양측의 진술을 들은 뒤 판결을 내린다.

''수검표 불인정''이 결정되면 부시의 승리가 굳어지면서 미국 대선드라마는 막을 내린다.

수검표가 인정되면 3개 카운티의 수검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브로워드 20일,팜비치 22일,마이애미데이드는 12월1일에야 수검표가 완료될 전망이다.

따라서 수검표 인정시 21세기 첫 미국대통령은 12월2일께 결정될 것 같다.

노혜령 기자 h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