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있는 벤처기업마저 주변 환경변화에 도매금으로 휩쓸리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어려운 시절이다.

하지만 한국정보공학은 올해 소프트웨어 판매로만 3백억원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유용석(43)사장은 자칭 "실패가 무엇인지 경험해본 사람"이다.

"눈물에 젖은 빵"을 먹어보았기에 제품을 파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그는 자신있게 얘기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술개발에 매진해 뛰어난 경영실적을 올리면서 성장한다는 것.그를 보면서 자연스레 산전수전 다겪은 선임하사의 모습을 떠올린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평이다.

"시장은 냉정하고 소비자는 바보가 아닙니다" 이 짧은 한마디를 배우기 위해 그는 많은 시간과 경험을 바쳤다.

서울대 산업공학과(77학번)학.석사,미국 스탠포드대 경영과학공학 석사,삼성전자 근무,서울시스템 근무 등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는 90년 독립해 한국정보공학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전자전화번호부 제작 등 용역사업부터 시작했다.

그러던중 틈세시장을 개척해 보려고 처음으로 만든 야심작이 통합소프트웨어 "미래로"였다.

이 제품은 워드프로세서,스프레드시트,데이터베이스 관리 등 각종 기능을 하나의 프로그램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것.성공을 확신하며 40만 카피를 시장에 무료로 배포했다.

그렇지만 시장의 반응은 한마디로 "참담"했다.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통합한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DB프로그램 모두 개별적인 전문 프로그램들보다 성능이 한 수 아래였습니다.
성능면에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한 제품은 생존 자체가 불가능 하더군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개발을 처음부터 다시했다.

외국 기술을 가져다 재가공하는 게 아니라 원천기술을 이용한 제품을 줄줄이 선보였다.

특히 그룹웨어,검색엔진,XML 기술은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정보통신부 선정 "올해의 정보통신 중소기업"으로 뽑혀 사업성과 기술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99년 국내 검색엔진 시장에서 매출액 52억원으로 3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는 것.방화벽 소프트웨어 "인터가드"도 정보보호센터와 국정원으로부터 K4인증을 획득해 국내 방화벽 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3년간 평균 82%의 매출증가와 42%의 영업이익 성장률을 자랑한다.

"전체 직원 1백30여명 중 70% 이상이 연구개발 인력입니다. 또 매년 매출액 대비 30% 이상의 금액을 연구개발비로 쓰고 있습니다"라고 유 사장이 밝힐 정도로 연구개발에 전력한 결과다.

지난해 매출액 1백51억원에 순이익 51억원을 올린 한국정보공학은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 세너제이에 미국현지 법인을 설립해 해외로도 진출하고 있다.

"IMF외환위기 상황에서도 큰 어려움을 못 느끼고 시장에서 한몫 톡톡히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아무리 큰 바람과 파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구축함같은 회사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유 사장의 포부다.

(02)2188-8600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