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화 이후 포항제철의 독립경영이 가능할까.

미국의 격주간 경제지인 포브스지는 최근호(1월 24일 발행)에서 세계 최대
철강메이커인 포철의 경영권 문제를 톱 스토리로 다뤘다.

포브스지는 포철이 민영화돼도 포철 경영진은 수많은 정치인 및 기업인들
로부터 도전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유상부 회장은 임기중 특혜성 청탁을 차단하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
을 겪어왔다.

포브스지는 유 회장이 민영화를 대비해 고객과 주주 중시 경영체제를
구축하려는 조치를 취해왔다고 평가했다.

포철 이사회는 전체 14명중 사외이사가 8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유 회장은 정치적 입김을 최소화하기 위해 포철 및 정부관료와 무관한
사람들을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지난해 IR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포브스지는 민영화 이후 정부가 포철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2001년까지 1인당 지분한도를 3%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 잡지는 포철이 국내 제조업체에 국제시세 보다 낮은 가격으로 철강제품
을 공급할 경우 이는 정부의 간섭이 계속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포철 경영진이 직접 가격을 결정하는 등 이사회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를 구축했다"며 정부의 간섭을 부인했다고 포브스지는 전했다.

그러나 미국 살로먼스미스바니 분석가들은 지난해 국제 철강시세는 4~5%
정도 상승한 반면 포철은 내수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정부가 포철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브스지는 유 회장이 정부간섭을 막기 위해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정치가들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회장이 심혈을 기울여 쌓아온 전문경영인 중심의 독립경영체제가
민영화 이후 어떻게 빛을 볼지 관심거리다.

< 이익원 기자 iklee@ked.co.kr >

( 한 국 경 제 신 문 2000년 1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