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세계해운 중심지로 만든다''

새 천년을 앞두고 정부와 해운업계가 이같은 원대한 꿈을 현실화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드넓게 펼쳐진 바다 공간을 ''부의 마당''으로 일구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꿈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 여건은 이미 갖춰져 있다.

우리나라 선박 보유량은 1천8백45만t으로 세계 7위 수준이다.

특히 컨테이너 선대는 21만TEU(길이20피트짜리 컨테이너 21만개)로 세계
5위다.

지난 한햇동안 국내 32개 외항화물 운송업체가 벌어들인 운임수입은 16조원
에 달했다.

이는 우리나라 총 무역외수입의 33.4%다.

외화를 벌어들인 순서로 따지면 반도체(1백64억달러) 다음이다.

여기에다 한국은 전세계 선박의 30% 가까이를 만들어내는 세계 2위의 조선
국가다.

또 21세기에는 동북 아시아가 세계경제의 한 축으로 떠오를 전망이어서 이
지역 중심에 있는 우리나라의 해운발전 잠재력은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신 장보고 시대"가 허황한 꿈만은 아니라는 말이다.

<>세계 해운센터란 =해상운송과 해운관련 업무를 일괄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종합적인 중심지를 말한다.

해운산업과 관련된 선박금융 용선 보험등 서비스 부문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세계 해운센터의 대표적인 예가 영국이다.

16세기부터 일찌감치 해양대국으로 떠오른 영국은 오늘날 해운관련 서비스
산업에서 독보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용선부문의 계약은 탱커의 50%, 벌크선의 40%가 영국시장에서 이뤄진다.

선박 매매의 60%이상이 영국 브로커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또 해상보험의 50%, P&I(Protection&Indemnity, 선주책임상호보험조합)
보험의 70%이상이 영국 보험시장의 몫이다.

이외에 새로 건조한 선박의 28%가 영국 로이드 선급협회의 선박검사를
받고 있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 =정부는 한국을 동북아의 해운센터로 발전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 지역의 선박매매 용선 화물중개업 등의 중심국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국제적인 해운센터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대략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는 종합해운센터를 세우는 방안이다.

이 센터는 해운경영과 거래에 관련된 기능이 종합적으로 모인 시설이다.

바로 "서울 해운거래소(Seoul Shipping Exchange)"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 센터에서는 선박매매 용선 화물중개 등 해운 서비스와 관련된 각종
정보가 교류되고 계약이 맺어진다.

해운거래소는 본래 기능 외에 관련 서비스 부문에서도 엄청난 부가가치를
낳는다.

런던의 볼틱해운거래소, 뉴욕 해운거래소, 도쿄 해운집회소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정부는 서울해운거래소 설립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할 방침이다.

국내외 해운 관련 기업들이 이곳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입주기업에 금융및
세제 혜택을 준다는 구상이다.

둘째는 교육훈련센터를 세우는 것.

이 교육훈련센터는 국내외 해운인력의 교육 훈련을 전담하는 시설.한국해양
수산개발원 안에 설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해사중재원과 같은 국제기구 본부나 사무국을 유치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해운센터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다.

국제기구는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발언권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5월 3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