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국대사는 10일 "한국은 개혁과 구조조정을 계속
해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과 일본이 마련한 "아시아 성장과 회복 프로그램(AGRP)"에 한국도
지원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스워스 대사는 이날 오전 전경련 국제경영원이 주최한 최고경영자 월례
조찬회에 연사로 참석,"국제경제상황과 한국의 향후 전망"을 주제로 강연하
면서 "경제가 곧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으로 채권단의 추가 구조조정 요청을
거부하는 듯한 기업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을 예로 들어 "시스템은 상당한 개혁이 이뤄졌지만 관행과 신용
대출기준,규제 등은 국제수준에 아직 멀었다"고 덧붙였다.

보스워스 대사는 경제개혁의 중요 과제로 먼저 기업들이 부채비율을 줄여
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채부담을 줄이지 않으면 미래를 위한 투자를 늘릴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외국인 투자유치와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규제를 과감히 개혁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비스 분야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 신규고용을 창출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 투명성 제고 관련 법을 집행하고 상정
중인 법안을 통과시켜 외국인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한국이 세운 외국인 투자유치 목표 1백50억달러는 상당히 현
실적"이라며 미국 기업들도 앞으로 수개월내 잇달아 투자계획을 발표할 것
이라고 예상했다.

보스워스 대사는 또 미국과 일본이 아시아 은행 및 기업 구조조정 촉진
을 위해 마련한 "아시아 성장과 회복 프로그램"(Asian Growth and Recovery
Program:AGRP)과 관련,구조조정 프로그램 실행을 전제 조건으로 한국의 참
여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스워스 대사는 강연을 마친 뒤 미국의 대북 경제재제 해제 조치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앞으로 다른 문제들과 함께 협상할 예정(will be on
the table among other things)"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은 최근 방한했던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도 확인했듯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경제제재 해제 문제는 논의할 수 없
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우리나라는 미사일 문제는 이미 없어졌고 핵의 경우도 금창리 문제만 남
은 만큼 조속히 경제재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권영설 기자 yskwon@

( 한 국 경 제 신 문 1999년 3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