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출범하는 금융감독원의 임원진이 29일 열린 금융감독위원회에서
확정됐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대대적인 물갈이.

부원장 3명중 이정재 예금보험공사 전무 강병호 한양대 교수 등 2명,
부원장보 7명중 최장봉 예금보험공사 조사부장 오갑수 국제경제연구원장
김기홍 충북대교수 등 3명이 외부인사로 채워졌다.

부원장이 된 김상훈 은행감독원 부원장보를 빼고는 기존 임원이 전멸한
것이다.

이는 물갈이를 통해 감독기관을 환골탈태시키겠다는 이헌재 금감위원장의
뜻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금감위는 이와관련, 이날 여성전문인력으로 이성남(51) 전 시티은행
한국지사 수석재정담당과 최명희(46) 전 씨티은행 연수원장을 영입한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씨는 검사총괄실장을, 최씨는 외국은행검사담당을 맡을 예정이다.

금감원에 여성포도대장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셈이다.

특히 이씨는 정운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이 위원장에게 추천한 인물
이다.

정 교수는 이씨 외에도 서근우 기업구조조정팀장 등을 위원장에게 써
달라고 추천, 두사람간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했다.

이번에 선임된 임원들은 대부분 이 위원장과 개인적으로 가깝거나 업무적
으로 밀접했던 인사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친정체제를 강화한 셈이다.

또 대부분 참모형이다.

주목되는 인물은 부원장에 임명된 이정재 예금보험공사 전무.

그는 직제상 없는 자리지만 ''수석'' 부원장으로서 이 위원장의 ''분신''으로
활동할 전망이다.

10명의 임원중 7명이 한국은행 출신이거나 한은과 연을 맺고 있는 것도
주목거리다.

부원장 3명은 모두 한은을 첫 직장으로 선택한 사람들이다.

이정재 강병호 부원장은 지난 69년 김태동 청와대정책기획수석, 윤원배
금감위 부위원장 등과 함께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임원진 구성을 놓고 이런저런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이 위원장이 외부의견을 수렴했다고는 하나 측근인사들을 지나치게
많이 기용했다는 지적이다.

노동조합은 이를 "정실인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낙하산"이 많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예금보험공사출신이 무려 3명이다.

감독기관의 불만도 크다.

보험감독원 신용관리기금은 임원을 1명도 배출하지 못했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 금융감독원 임원 ]

<> 부원장 (3명)

- 이정재(51) : 경북고, 서울대 상대
- 김상훈(55) : 전주고, 서울대 법대
- 강병호(52) : 함양고, 고려대 경영학과

<> 부원장보 (7명)

- 정기홍(53) : 광주제일고, 서울대 상대
- 김성희(54) : 부산고, 연세대 상경대
- 김영재(51) : 광주제일고, 성균관대 행정학과
- 최장봉(47) : 서울고, 서울대 경제학과
- 김기홍(41) : 경동고, 미국 조지아대 PhD
- 임용웅(52) : 경북영주 영광고, 고려대 경영학과
- 오갑수(50) : 대전고, 서울대 상대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2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