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이 장기 침체국면에 빠져들고 있다.

해외시장 수요위축, 선진국과의 통상마찰, 일본 등 경쟁국의 평가절하,
국내수출 제조기업의 연쇄도산 등 4대 악재가 동시에 겹쳐 있다.

산업자원부도 수출발목을 잡고 있는 이들 악재가 어느정도 해소되지 않는
이상 수출경기의 본격회복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산자부가 지난번 대통령에게 국정과제추진상황을 보고할 때 금년 수출목표
를 1천4백75억달러(전년동기대비 8.3% 증가)에서 1천4백30억달러(5.3% 증가)
로 낮춰 잡은 것도 이때문이다.

수출이 곤두박질치는 요인과 수출시장전망에 대해 분야별로 짚어본다.

<> 해외시장여건 = 한국수출의 50%를 차지하는 동아시아시장의 수요위축이
최대 악재로 작용해 왔고 당분간 반전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세계 각국이 교역불균형이 조금만 심해지면 즉각 통상시비를 걸어오기
때문에 수출드라이브를 강화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이를테면 자동차의 경우 대우자동차의 미국 신규진출, 유럽및 중남미에서의
판매호조 등으로 수출이 늘어날 조짐을 보이자 여기 저기서 통상분쟁이
생기고 있다.

미국 EU(유럽연합) 등은 상반기중 자율규제요구 등 수입규제를 강화,
한국자동차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

아시아국가들간에 벌어지는 저가경쟁으로 수출채산성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엔화 약세로 일본기업들은 수출공세를 더욱 강화하고 있고 중국 아세안
(ASEAN) 등 아시아 경쟁국들도 국내경기침체를 수출로 만회하기 위해 저가
물량공세를 펴고 있다.

무협은 "수출실적이 늘어나도 채산성은 전반적으로 마이너스"라고 밝혔다.

엔저도 한국수출의 발목을 잡는다.

종합상사들은 "연말까지 달러당 1백35엔-1백45엔의 약세를 지속할 경우
자동차 프랜트 기계류 등의 수출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
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국위완화 평가절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어 해외시장전망은
지극히 불투명하다.

<> 품목별상황및 국내수출여건 = 물량은 늘고 있으나 과당경쟁으로 인해
수출채산성이 형편없다.

경공업수출의 대종인 섬유의 경우 단가하락에 따른 채산성악화로 수출기피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올들어 화공품 전자제품 반도체 등의 수출단가가 20.9-50.3%까지 하락했다.

백색가전 등도 수출호조,업계의 수출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외수요부진
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의 수출금융시스템은 아직 비정상이다.

수출환어음 매입잔액이 IMF전에 비해 75.6%선에서 멤돌고 있다.

수입신용장 개설잔액은 60.2% 수준이다.

매달 2천개이상 기업들이 쓸어지는데 이중 25%정도는 직간접적으로 수출에
참여해온 업체들이다.

무협은 "수출제조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 장기적으로 가장 큰 문제"
라고 진단했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