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대통령은 30일 "햇볕정책은 결코 약하거나 유화정책이 아니다"고
전제, "북한의 도발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고 확보한 안보태세를 갖추는 한편
성실하고 진실한 자세로 남북화해와 협력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고려대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명예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뒤 ''우리 민족을 생각한다''는 제목의 특별강연을 통해 "통일이 좀
늦어지더라도 인내심과 성의를 갖고 남북문제에 대처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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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 민족의 저력과 앞날에 대해서 말하겠다.

동아시아 전체가 중국에 흡수됐다.

그런데 한국은 조그만 반도국가인데도 중국에 흡수되지 않는 저력이 있다.

몽고나 만주가 중국에 흡수된 것은 중국의 문화를 자기의 것으로 재창조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은 문화를 받아들여 재창조했기 때문에 번성했다.

불교가 해동불교로 발전했고 이퇴계선생이 유교를 받아들여 발전시킨 것
등이 그렇다.

망한 민족은 강한 문화에 부딪혀 수용되거나 재창조하지 못했다.

이런 점을 본다면 우리 조상들은 놀라운 저력을 갖고 있었다.

우리의 저력은 교육열에서 비롯된다.

세계에서 우리만큼 강한 교육열을 가진 민족은 유태인들 뿐이다.

우리 조상들은 "나의 세대는 어렵지만 자식들은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
으로 헌신적인 노력을 해왔다.

이것이 수백년 전통으로 이어져 우수한 인적 자원을 마련했다.

이런 조상들에게 감사드려야 한다.

우리 민족은 저항의식도 뛰어나다.

중국과 같은 거대한 나라와 수세기를 싸워 왔다.

그러나 간단하게 굴복하지 않았다.

중국이 몽고족 만주족에게는 직할통치를 했으나 한국에 대해서는 그렇게
못했다.

일제시대도 우리민족의 저항력을 입증했다.

세계에 수십개의 식민지가 있었지만 이렇게 강하게 저항한 민족은 없었다.

임시정부를수립한이후 20년이상 간판을 내려본 적이 없다.

한국인의 특별한 정서인 한이 저력으로 승화됐다.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는 정신이 있다.

우리 민족은 내세에 잘되고자 하는 독특한 정서가 있다.

이러한 한이 있는 한 우리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를 벗어나고
경제선진국으로 발돋움 할수 있다.

우리 민족의 미래를 말해 보자.

21세기 경제의 핵심은 지식이다.

이를 갖는 민족이 성공하게 된다.

빌 게이츠는 지식 하나로 세계최고의 갑부이다.

문화와 교육능력을 본다면 우리에겐 미래가 있다고 본다.

우리 나라에 대학은 많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좋은 대학은 없다.

따라서 반드시 대학은 개혁해야 한다.

우리가 민족의 내일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원칙을
제대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는 이를 못해 경제가어려움에 빠졌다.

반드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병행 발전시켜 선진국으로 끌고 나가겠다는
결의를 다져야 한다.

남북은 평화공존과 협력을 해나가야 한다.

통일은 쉽게 실현될 것같지 않다.

적대시하는 것은 피하고 평화속에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손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경제위기는 일단 가용외환보유고가 3백69억달러에 이르러 일단 위기는
넘겼다.

그러나 금년 1년은 모두가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올해는 개혁 기반을 닦겠다.

내년 후반기에는 경제가 좋아지는 것을 느낄수 있을 것이다.

2000년에는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될것이다.

이 정부는 정경유착하지 않을 것이다.

< 김수섭 기자 soosu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