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퇴출금융기관 직원들은 딴판이다.

일본의 퇴출은행 직원들은 평소처럼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조직적으로 저항한 한국 금융기관 직원들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달 26일 스미토모신탁은행에 인수합병되는 일본장기신용은행 직원들이
대표적인 사례다.

30일에도 모든 영업점에서 정상적인 업무가 진행됐다.

일본장기신용은행은 우량채권을 스미토모 신탁은행에 넘기고 불량채권과
문제채권은 예금보험기구와 가교은행에 넘기는등 축소 합병이 불가피한
실정.

일부 해고될지도 모르는 직원들은 그러나 신용제일주의 정신으로 고객들의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줬다.

한 직원은 "마지막까지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야 재취업할때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들의 헌신적인 자세덕분에 고객들도 동요하지 않았고 급격한 예금인출
사태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일본 4대 증권사의 하나인 야마이치증권이 파산할 당시
임직원들이 보여준 모습도 감동적이었다.

노자와 사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고 종업원에게는
아무 잘못도 없다"며 흐느꼈다.

경영진들은 모두 부실의 잘못을 떠안으려는 자세를 지켰다.

직원들도 고객 예탁금을 볼모로 태업행위를 벌이지 않았다.

직원들은 야마이치증권이 완전히 간판을 내릴 때까지 넉달동안 고객들에게
마지막 서비스에 최선을 다했다.

고객에 대한 신용을 생명처럼 여긴 이들의 자세에 감동한 미국 메릴린치증권
은 12월 일본에 소매증권사를 세우면서 야마이치증권 직원 2천명을 재고용
하기에 이르렀다.

금융계 엘리트로서 본분을 다했기에 80%에 가까운 직원들이 재취업할 수
있었다는게 일본 금융계의 평가이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kimks@dc4.so-net.ne.j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7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