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수주에 비상이 걸렸다.

원화약세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는데도 올 1.4분기 수주실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이하로 감소, 조선업체들이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1.4분기중 수주실적은 83만2천GT(총톤)로 지난해
(1백69만GT)보다 무려 53.2%나 감소했다.

현대 한진 한라중공업은 이 기간중 한척도 수주하지 못했다.

대우와 삼성중공업만이 각각 45만GT, 35만GT를 기록, 목표에 근접했다.

조선업계의 이같은 수주부진은 지난해말 대규모 물량을 확보, 올들어
신조선수주를 소홀히 한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보다는 외환위기로 인한 우리나라의 국가신인도 하락에 더 큰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의 선사들이 우리 국책은행들이 발급한 선수금환급보증(리펀드개런티)을
불신, 입찰참가조건을 맞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조선업계는 설명했다.

국내업체간 가격경쟁으로 외국의 선사들이 더 낮은 가격을 기대하며 발주를
늦추고 있는 점도 수주감소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엔화약세로 최대 경쟁상대인 일본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여
2.4분기 수주전망도 밝지않다.

대우중공업 이인성 상무는 "엔화가 대폭 절하되면 일본이 초대형 유조선
이나 탱커 등에서 가격을 치고들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 현대 등은 경쟁에 대비, 기존거래선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객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대우의 경우 자동차운반선 등으로 선박영업을 특화, 경쟁을 우회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 채자영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4월 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