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새출발" "한국으로부터의 희소식"...

새해를 맞아 외국언론들이 이런 제목의 특집기사와 사설 등으로 재도약을
다짐하는 한국민들을 고무하고 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모라토리엄 운운하며 비관일색이었던 외국언론들의
논조가 낙관적으로 돌아선 것.

영국의 이코노미스트(9일자)는 "한국의 새출발"이라는 커버스토리 기사에서
외국투자가들이 한국의 상황에 대해 안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의 비즈니스 위크(12일자)는 "한국으로부터의 희소식"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멀지않아 한국이 다시한번 아시아의 모델이 될지도
모른다"는 평가까지 내렸다.

다음은 주요 외국언론들의 기사요지.

[[ 비즈니스 위크 ]]

한국경제는 수개월내에 개조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물론 그 과정은 쓰라리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수많은 기업이 쓰러지고 실업이 늘어날 것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새롭고 보다 활력있는 한국으로 재탄생, 건전하고 균형
있는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하여 멀지않아 한국이 또한번 아시아의 모델이 될지도 모른다.

어떤 면에서 한국은 이미 아시아의 모델이 되고 있다.

원화가 급락하고 증시가 붕괴된지 수주만에 한국경제를 개혁하기 위한
극적인 조치들이 취해졌다.

그런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이다.

그가 수출의존형이며 연줄위주로 운용돼온 경제를 개혁하는데 성공한다면
한국경제는 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질 수 있다.

한국경제의 개조에는 고도의 균형감각이 요구된다.

최대의 관건은 향후 수개월간 구조조정이 어떻게 일어날 것인가이다.

종신고용의 안락함을 누려온 한국의 근로자들이 대량해고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 대외경쟁은 경영인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쳐 광범위한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냈다.

똑같은 일이 한국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게다가 한국정부가 취할 규제완화는 기업가정신과 창의력을 고무할 것이고
이는 쇠약해진 기업을 개혁하는 것 이상으로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

한국인들이 당장의 구조조정에 따른 고통을 견뎌낸다면 나중에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 임혁 기자 >

[[ 이코노미스트 ]]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의 개혁작업은 일단 순조롭게 출발하고 있다.

중도좌파로 인식돼온 김당선자는 외국인 주식투자한도 확대, 정리해고
수용 등 강력한 개혁조치를 내놓음으로써 그의 개혁의지를 불신했던 외국
투자가들을 일단 안심시키는데 성공했다.

또 김당선자는 선거기간중 논란을 일으켰던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재협상
논의를 뒤집고 IMF개혁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선언함으로써 한국의 대외
신인도 회복에 앞장섰다.

김당선자는 과거의 중도좌파 경향에서 완전 벗어난 상태이며 최근 그의
저서에서 드러나듯 철저한 시장경제주의자로 변신하고 있다.

그러나 김당선자의 개혁작업은 개혁을 싫어하는 세력들의 막강한 영향력과
대량해고에 따른 실업문제 등으로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장진모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