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담배제조회사들이 안팎으로 시달리고 있다.

안으로는 밀수품을 상대로 치열한 전쟁을 치르는 한편 밖으로는 미국
담배회사들의 시장개방압력과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

최근 주정부들과 3천6백80억달러의 피해보상에 합의한 미국담배회사들이
자국내 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지자 대체시장으로 중국 등 개발도상국가를
타깃으로 시장개방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담배소비국인 중국은 특히 매력적인 시장으로 이들의 주공략
대상.

중국의 흡연인구는 3억명.

이들의 담배소비량은 연간 1조9천억개비로 전세계 담배시장의 3분의1에
해당한다.

중국 굴지의 담배회사인 류시홍타사의 지궈뤼 사장은 "미국회사들이 자국
시장에서 담배소비가 줄어들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시장공략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회사들의 앞날이 그리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개방압력과 함께 쏟아져 들어오고 있는 밀수품도 이들의 골칫거리.

해마다 1백만갑이 밀수돼 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필리핀 대만등지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밀수품들은 저가공세로
중국회사들의 목을 죄어오고 있다.

류시홍타사의 레드파고다마운틴이 갑당 1.2달러에 팔리고 있는데 반해
이들 밀수품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24~60센트에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금연운동까지 가세, 중국담배회사들의 호시절이 지나가고 있다는
성급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 김수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4일자).